지난 11월 17일은 제74회 순국선열의 날이었다.
순국선열의 날은 일제에 침탈당한 국권회복을 위해 항일투쟁으로 순국하신 선열들의 얼과 위훈을 기리기 위해 정부에서 제정한 법정기념일이다. 1905년 11월 17일은 실질적으로 국권을 상실한 을사조약(乙巳條約)이 늑결(勒結)된 날로써 이날을 전후하여 수많은 애국선열들이 순국하였으므로 이날을 법정 기념일로 제정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 시작은 1939년 11월 21일, 한국 독립운동의 구심체였던 대한민국임시정부 임시의정원 제31회 임시총회에서 지청천, 차이석 등 6인의 제안에 따라 11월 17일을 순국선열 공동기념일로 제정한 것이 그 시초이며, 이후 8ㆍ15광복 전까지 임시정부 주관으로 행사를 거행하였고, 광복 후에도 60년대 한때 정부행사로 거행하기도 하였으나, 이후 광복회 등 민간단체들에 의한 추모행사로 축소 거행되어 왔다. 그 후 독립유공자와 그 유족들의 오랜 숙원에 따라 1997년 5월 9일,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을 개정하면서 정부기념일로 복원되어 그해 11월 17일부터 정부 주관 행사로 거행해 오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 국민들 중 상당수가 순국선열의 날이 있음을 알지 못할 뿐 아니라 순국선열이란 용어조차 낯설고 생소한 느낌을 갖고 있다. 우리가 매년 순국선열의 날을 기념하는 것은 단순히 역사의 한 사실로만 회고하자는데 그 뜻이 있는 것이 아니라, 역사의 교훈을 오늘의 지혜로 활용하고 밝은 미래를 열어 나가기 위한 디딤돌로 삼자는데 그 의의가 있다고 할 것이다.
과거없는 현재는 없고 현재없는 미래 또한 있을 수 없다. 우리의 역사를 안다는 것은 우리의 것을 아는 첫 과제이다. 이제 우리는 위대한 민족의 긍지를 바탕으로 미래 지향적인 전진을 계속 추구해야만 한다.
어느 민족이나 국가가 위대한 역사를 지니고 있으면서도 그 역사를 갈고 닦아내지 못한다면 그 민족의 번영은 기대할 수 없으며 오히려 후퇴와 낙오의 구렁텅이로 빠지게 될 것이다. 반만년의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는 우리 민족은 그 동안 수많은 어려움을 슬기롭게 대처하여 위대한 민족, 위대한 국가로 성장해 왔다.
또 다른 현충일인 제74회 순국선열의 날 및 연평도 포격 도발 3주기가 있는 11월. 주위에 있는 가까운 현충시설을 찾아보고 순국선열들의 정신을 되새기는 시간을 가져보기를 소망해본다.
경주보훈지청 보훈과 류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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