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군과 중국 보계시가 추진 중인 국제 도시간 자매결연사업을 두고 지역에서는 신중론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높다. 수박겉핥기식 상대 도시의 정보만을 믿고 국제교류 사업을 추진했다가 군민의 혈세로 행정관계자들이 주민들이 낸 세금을 가지고 외국 관광을 다녀온 꼴로 변질되는 등 낭패를 본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3일 예천군은 중국 보계시와 우의증진을 위한 자매결연사업 추진을 목적으로 보계시의 상관길경 시장 일행이 예천을 방문, 물적 인적 교류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양 도시의 공동 번영을 촉진하기 위한 우호교류 의향서에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용으로는 중국 섬서성 보계시와 상호평등을 기본으로 쌍방간의 우호교류와 경제 활동을 공동으로 추진하고 과학, 문화, 스포츠, 위생, 교육, 인적, 환경보호 등 다양한 영역의 교류 협력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기로 하는 한편 원만한 교류와 협력을 위해 상대 도시에 고정된 연락처를 정해 서로 협력키로 했다는 것.
하지만 예천군은 지난 94년 3월 중국 길림성 백산시와 경제, 교육, 문화 등 다방면에 걸쳐 교류와 협력을 바탕으로 공업,농업 등 민간 교류와 지역 발전의 틀을 모색하기로 공동 합의하고 94년부터 97년까지 중국 백산시 관계자들이 예천군을 방문한데 이어 상호 5회에 걸쳐 답방 형식으로 예천군 관계자들도 중국 백산시를 방문하기도 했다.
그러나 마지막 방문 이후부터 교류자체가 시들해져 사실상 왕래나 통신조차도 단절되면서 장미빛 청사진에 들떠 있던 국제교류 사업은 19년이 지난 현재 예천군과 백산시는 수차례에 걸친 상호 방문에도 불구하고 물적 교류와 인적교류는 고사하고 유선 교환조차 없이 예산만 낭비한 채 기억 속으로 사라졌다.
당시 다른 지방자치단체들이 앞 다투어 국제교류를 하자 예천군은 아무런 준비도 없이 이웃이 장에 가니 거름지고 장에 간격으로 하고 보자는 식의 주먹구구식 국제교류에 나서 교류는 커녕 돈만 날렸었다.
또한 중국 백산시는 지역여건이 예천군과 비슷한 농업지역으로 교류당시 백산시는 군내 우수 산업체를 백산시에 유치해 고용창출 효과를 기대했고 예천군은 지역 농산물 판로개척에 목적을 두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예천군은 당초 철저한 상대지역 정보 수집과 치밀한 사전 계획도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교류 상대를 선정했던 결과물로 각인됐다. 그런데 이번 보계시는 중국 내륙지역으로 황하의 중상류 섬서성 시안 서쪽에 위치한 인구 3백74만명의 대도시이며 철강ㆍ토목 등 공업이 발달하고 대형 석탄지구와 서북지구 최대의 금생산 지역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예천군은 직접 확인하지 않은 해외 도시 현황이나 정보만 가지고 있을 뿐 사실상 보계시 현재 상황은 가보지도 않은 채 보계시장 일행이 전남 여수시에서 개최된 실크로드 관련 행사에 초청돼 한국에 체류하고 있는 동안 예천군을 방문한 수준에 불과한데도 행정당국은 마치 오랜 시간 상호 정보 교환이나 양국 도시간 상당한 교류가 오고간 듯 현장 확인도 없이 첫 대면에 상호 우호교류 의향서에 서명을 한 것 등은 섣부른 판단이 아니었나 되새겨 봐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보통 우리 민초들은 수박 한통을 사드라도 만져보고 두드려보고 아니면 찔러도 보고 신중에 신중을 기울이고 서도 살까 말까를 망설이는데 행정기관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농촌지역인 예천군과 공업지역인 보계시는 지역환경은 물론 자원이나 생산품 등이 너무 달라 무엇으로 상호 발전과 도움을 줄 것인지가 최대의 관건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예천군이 자매도시 결연사업에 가장 중점을 두는 목적이 지역 농산물 수출인데 특색 있는 농산품 하나 제대로 없는 예천군으로서는 국제교류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수출로 이어질 수 있는 농산물이 딱히 없어 자매결연과 연계한 지역 농산물 판로개척이나 물량 등이 교류사업에 앞서 고민 해봐야 할 대목이다.
국제교류 상호교환 방문 등도 좋지만 무엇보다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농산품 개발과 생산 등이 시급하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이번 교류사업 역시 국제 도시 간 높은 분들이 몇일 간의 관광코스로 즐겨지는 정도로 추락하는 국제도시 교류 사업으로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한 교류 사업으로 본질이 흐려지지 않게 호들갑 보다는 신중한 사전계획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특히 앞으로는 실패 본 사업 등에 대한 누적 소요 예산은 관련자들이 자진 반납 하도록 해 같은 오류가 재발되지 않고 악습이 반복되지 않는 선진행정 구현에 초점을 두고 말로만 군민을 위한 행정 예천발전을 위한다고 하지 말고 실질적으로 군민들이 느낄 수 있는 발전적 방향을 모색해 주길 기대한다.
강성화 북부2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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