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집권 2기 첫해를 마무리하면서 전임자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대규모 악재가 등장하면서 국정장악력이 급격히 약화하고 지지율도 취임 후 최악의 수준으로 떨어지는 양상이 거의 같다는 지적으로, `조기 레임덕`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당면한 최악의 문제는 역시 자신의 이름을 딴 새로운 건강보험 제도인 `오바마케어`다. 입법 당시부터 지난해 대통령선거 때까지 일찌감치 논란의 대상이 됐지만 본격적인 비판은 지난달 초 가입 신청이 시작되면서부터였다. 웹사이트 차질에 이어 기존 보험 취소 사태가 잇따르면서 오바마 대통령은 결국 대국민사과를 통해 국민에게 머리를 숙였다. 부시 전 대통령이 최악의 허리케인 `카트리나`에 대한 부적절한 대응으로 여론의 비난에 직면한 것도 두번째 취임식을 한 2005년 가을이었다. 이후 그는 획기적인 정국 반전의 기회를 얻지 못했고, 이 때문에 이듬해인 2006년 중간선거에서 집권 여당이었던 공화당은 상·하원 다수석을 모두 민주당에 뺏기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특히 그로부터 2년뒤 대통령선거에서는 `실패한 부시 행정부`를 주장한 오바마 대통령에게 정권을 내주고 말았다. 백악관 참모들은 오바마케어의 차질은 해결 가능한 제도의 문제이기 때문에 부시 전 대통령이 겪은 카트리나 피해나 이라크전과 비교할 사안이 아니라는 주장이지만 정국 상황과 국정지지율은 대체로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퀴니피액대학이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은 39%로, 부시 전 대통령의 집권 5년차였던 2005년 11월에 기록했던 지지율(38%)과 거의 같다. 특히 당시 부시 전 대통령은 공화당원 80%, 무당파 29%의 지지를 각각 받았는데 이는 오바마 대통령이 최근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원 80%, 무당파 34%의 지지를 받은 것과 흡사하다. 부시 전 대통령의 부대변인으로 활동했던 토니 프라토는 16일(현지시간) 미국 의회전문매체 `더힐`과의 인터뷰에서 두 대통령을 직접 비교하는 것이 큰 의미가 없다면서도 "집권 2기의 지지율 하락은 정말 회복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식의 국정장악력 약화는 계속되기 쉽고 돌이키는 게 어렵기 때문에 백악관으로서는 방도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버지니아대 정치학연구소의 카일 콘디크 교수도 정책보다는 정책 수행능력에 대한 문제가 부상했다는 점에서 두 대통령이 비슷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백악관은 오바마케어로 인한 정치적 `상처`를 인정하면서도 불행한 임기 말년을 보낸 부시 전 대통령과는 달리 오바마 대통령은 성공한 대통령으로 남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건 분명히 오바마 대통령의 집권 2기의 기록에서 어려운 부분"이라면서 "그러나 그는 이 문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에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부시 전 대통령이 비슷한 시기에 겪었던 것에 비해서는 상황이 훨씬 낫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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