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사회가 추구하는 가치는 평등사회이다. 이는 갑(甲)도 없고 을(乙)도 없는 사회를 말한다. 갑도 없고 을도 없는 사회를 실현하는 게 우리가 바라는 사회이다. 그럼에도 경북도 산하 의료원이 외상으로 약을 구입한 뒤에 외상약값을 제때에 지불하지 않고서 수개월 동안이나 미루어왔다면 경북도 산하 의료원이 갑 노릇을 했다는 사회적인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 우리가 생각하건데 경북도 산하 의료원이 갑의 노릇하는 것은 일반사회조차 하지 못할 일을 저지르고 있다고 해야겠다. 그럼에도 경북도 산하 의료원이 우월적인 지위를 악용하여 지금까지 해왔다면, 지탄의 대상이 되기에 충분하다. 심지어 검은 거래라는 말까지 돌고 있는 판이다. 경북도의회 ‘제266회 정례회’의 집행부 행정사무감사과정에서 행정보건복지위원회의 황이주(울진)의원이 지난 14일에 ‘김천, 안동, 포항의료원’ 등 경북도 산하 3개 의료원들이 열악한 재정을 이유로 지역 의약품 도매상으로부터 의약품을 구매했다. 그러나 대금 지급을 수개월씩이나 미루었다. 이는 우월적인 지위를 이용하여 고질적인 외상거래를 해오고 있다면서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문제점을 제기했다. 황이주 의원이 공공기관의 도의성에 파장만을 지적했으나 우리가 추구하는 갑도 없고 을도 없는 사회 만들기에 역행하는 것과 동일하다. 만약에 갑의 지위를 이용하여 을이 지위를 억누른다면 경북도 산하 의료원이 이를 막아야 할 책임까지 저버린 것이다. 황이주 의원(울진)은 김천, 안동, 포항 등 경북도 산하 의료원들이 연간 16~32억 원의 의약품을 구매하고도 결재는 6개월 이상 미뤄 금융이득을 취했다. 이것은 결국 극소수 대형 도매상 독과점 체제로 운영돼 공정경쟁 입찰의 근본을 흔들 수 있다고 비판했다. 황 의원에 따르면 경북도 산하 의료원들의 지난 해 의약품 구입액은 김천의료원이 32억9천600여만 원, 안동의료원 26억1천700여만 원, 포항의료원 16억3천200여만 원이다. 올해 9월 말 현재 미지급금은 김천이 12억 1천100여만 원, 안동 7억4천800여만 원, 포항이 6억1천500여만 원이다. 도매상들로부터 의약품을 구매한 후 결재는 평균 6~7개월 소요되었다. 경북도 산하 3곳의 의료원이 의약품 사용내역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제출하면 평가원은 이에 대한 심사를 거쳐 건강보험공단이 약값을 해당 의료원에 ‘2개월 내’에 지급한다. 평균적으로 경북도 산하 의료원이 4~5개월 동안이나 약값을 제때에 주지 않았다는 말이다. 경북도 산하 의료원이 갑의 황포를 부리면서 약값으로 금융이득을 취했다는 말이다. 경북도 산하 의료원이 치사하기 짝이 없다. 황이주 의원은 의료원들이 도매상들에게 지급해야 할 약값은 주지 않고서 장례식장과 직원 숙소 리모델링, 의료장비 구입 등 병원 인프라 구축에 치중하고 있는 사항도 추가로 문제를 제기했다. 제약회사로부터 선급금을 주거나 은행의 지급 보증 수수료를 지불하고 약을 사와야 하는 영세 도매상들은 의약품 납품 구조상 가혹한 자금회전율을 감당하지 못해 도산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극소수 대형 도매상 독과점 체제로 운영된다. 현재, 이들 3곳 의료원에는 수년 째 3,4개 대형 업체가 싹쓸이 납품을 해오고 있는 실정이다. 황 의원은 약값을 미루는 행태는 대기업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하청업체의 목을 죄는 불공정거래나 다름없다. 약품 도매상이 감내해야할 금융비용은 사실상 리베이트에 해당한다. ‘검은 거래’로 이어질 우려를 낳는다. 이제 경북도 산하 의료원의 갑 노릇이 밝혀졌으니 경북도 산하 의료원이 제자리로 돌아가야 한다. 갑과 을 사이에서 모범을 보여야 할 경북도 산하 의료원이 갑의 지위에서 내려와 갑과 을이 없는 사회 만들기에 앞장을 서야 한다. 이래야 우리사회가 갑과 을이 없는 투명사회가 된다. 경북도가 추구하는 것도 갑과 을이 없는 사회 구현이 아닌가. 경북도 산하 의료원이 말만 하지 말고 실천으로 모범을 보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