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 해석되는 `네 손가락 세리머니`를 펼친 이집트 축구선수가 소속 클럽에서 방출된다.
이집트 프로축구단 알아흘리는 세리머니의 주인공인 공격수 압둘 자헤르를 다른 구단에 팔기로 했다고 13일 밝혔다.
자헤르는 이달 11일 올랜도 파이리츠(남아프리카공화국)와의 아프리카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결승 2차전에서 골을 터뜨린 뒤 엄지를 접은 네 손가락을 들어 올리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이 퍼포먼스는 군부에 의해 축출된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정치적 행위로 간주됐다.
현재 이집트에서 네 손가락 사인은 카이로의 `라바`(Rabaa) 광장에서 무르시 전 대통령을 지지하며 농성하다가 군부의 진압에 희생된 시위대와의 연대를 선언하는 행위로 인식되고 있다.
라바는 네 번째를 의미하는 아랍어에서 유래했다.
알아흘리는 "정치와 스포츠의 분리가 우리 구단의 전통이고 국제축구연맹(FIFA)의 규정"이라며 자헤르를 방출하기로 한 사유를 밝혔다.
구단의 이 같은 방침에 따라 자헤르는 다음 달 모로코에서 열리는 FIFA 클럽월드컵에 출전할 수 없다.
클럽월드컵은 각 대륙의 프로축구 챔피언이 집결하는 메이저 대회로 선수가 세계적 주목을 받을 수 있는 천금 같은 기회다.
앞서 이집트 체육 당국은 국제대회에서 네 손가락이 새겨진 티셔츠를 입은 우슈 선수의 세계선수권대회 출전권을 박탈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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