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유방암 또는 난소암에 걸릴 위험이 70% 이상이 되는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다. 암에 걸리지도 않은 영화배우 앤절리나 졸리가 가슴을 도려내는 결정을 내리는 데도 바로 이 유방암 유전자의 영향이 컸다. 졸리뿐만 아니라 누구든 이 유전자 변이 보유 여부를 미리 안다면 유방암을 조기에 발견하거나 예방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된다. 한국유방암학회는 지난 6년간 전국 36개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유방암 환자 3천6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인 유전성유방암 연구`를 바탕으로 대표적 유방암 유전자인 BRCA1 및 BRCA2 검사 권고기준을 마련했다고 13일 밝혔다. 학회는 또 일반인들이 스스로 검사 대상에 해당되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간이 계산기`로 활용할 수 있는 예측모델을 개발해 웹사이트에 공개했다. 약칭 `코브라`(KOHBRA)로 명명된 이번 연구에서 의료진은 한국의 유전성·가족성 유방암과 BRCA1 및 BRCA2의 관계를 조사했다. 가족성 유방암이란 환자의 직계를 포함, 혈연관계가 있는 모든 친척 가운데 유방암 또는 난소암 환자가 존재하는 경우를 가리킨다. 유전성 유방암은 유방암 발병 위험을 높이는 유전자 변이를 하나 이상 가진 유방암이다. 코브라 연구에 따르면 국내 유방암 환자 중 가족성 유방암은 약 20%, 유전성 유방암은 약 7%(5∼10%)를 차지했다. 현재 연간 신규 유방암 환자가 약 2만명이므로 약 1천400명 정도가 유전성 유방암인 셈이다. 또 BRCA1 또는 BRCA2 유전자 중 어느 하나만이라도 갖고 있는 사람은 70세 이전에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70%이며, 난소암은 2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유전자를 가진 사람 10명 중 7명 이상이 유방암 또는 난소암에 걸릴 위험이 있다는 뜻이다. 배우 졸리는 BRCA1 유전자 변이가 있는 것으로 검사에서 나오자 여러 요인을 고려해 암에 걸리지도 않은 가슴을 잘라내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 그러나 한국여성 중 이 유전자 변이를 보유한 비율은 1%가 채 안 되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이 유전자 검사를 받을 필요는 없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학회가 권고하는 유전자 검사 대상은 ▲ 부모와 형제 자매 중 1명 이상이 BRCA1/BRCA2 유전자 변이를 보유한 경우(남녀 불문) ▲ 가족성 유방암 ▲ 남성 유방암 ▲ 35세 이전 진단된 유방암 ▲ 양측성 유방암 ▲ 상피성난소암/나팔관암/원발성복막암 진단 받은 유방암 ▲ 모든 친척 중 췌장암이 2명 이상인 유방암이다. 학회는 또 자신이 대상인지를 계산, 판단할 수 있도록 고안된 예측모델을 코브라 연구 웹사이트(www.kohbra.kr)에 공개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무분별한 유전자 검사나, 검사 결과에 따른 자의적 `유방 절제` 결정은 지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코브라 연구의 총괄책임자인 김성원 분당서울대 교수(외과)는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 여성이 암 발생 위험이 높은 것은 맞지만 무조건적인 검사와 무분별한 절제술은 능사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유전자 검사에는 윤리적인 책임이 따르기 때문에 주치의와 충분한 상담을 거쳐 검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며 "진단 후에는 정기적인 검진으로 조기진단에 힘쓰고 예방적 절제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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