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 세포가 암 줄기세포로 전환하는 길목에서 이를 차단하는 유전자를 국내 연구진이 찾아내 새로운 항암제 개발 가능성을 열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충북대 의학과 배석철 교수ㆍ싱가포르대학 이토 교수 공동 연구팀이 위암 억제 유전자인 ‘RUNX3’ 유전자가 이러한 암 줄기세포로의 전환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12일 밝혔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암은 암 줄기세포 생성으로부터 시작되는데 이 줄기세포에 암 유전자 활성화가 일어나면 암 세포로 전환된다. 하지만 암 줄기세포가 만들어져도 모두 암이 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 몸은 암 유전자가 활성화된 세포를 선별적으로 사멸시키는 강력한 방어체계인 ‘문지기’(gatekeeper) 유전자가 있기 때문이다. 문지기 유전자는 일종의 종약 억제 유전자로, 암 줄기세포를 조기에 파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학계는 암을 부작용 없이 근원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기대 하에 문지기 유전자를 찾으려는 노력을 계속했다. 그 결과 항암ㆍ항산화 유전자인 ‘p53’이 유력한 문지기 유전자 후보로 지목됐으나 최근 이를 입증하기 위한 한 실험에서 p53이 문지기 유전자가 아니라는 게 확인됐다. 실험에서 p53은 악성화한 암 세포는 사멸시킬 수 있지만 초기 단계의 암세포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공동 연구팀이 또 다른 유력한 문지기 유전자를 제시한 것이다. 연구팀은 암 유전자 활성화 이전에 일어나는 암 줄기세포 생성과 방어체계 붕괴를 초래하는 결정적 사건이 RUNX3의 불활성화에 의해 일어나며 실제 폐암세포에서 RUNX3 유전자의 기능이 저하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반대로 이 유전자의 기능을 향상시키면 폐암세포를 선택적으로 사멸시킬 수도 있었다. 폐암 생쥐모델 실험에서도 RUNX3가 암세포로의 전환을 억제하는 것이 관찰됐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암 연구분야 학술지인 ‘캔서 셀’(Cancer Cell) 온라인판에도 소개됐다. 연구팀은 부작용이 없는 물질로 문지기 유전자의 기능을 촉진할 수 있다면 암 예방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RUNX3의 기능을 향상시킴으로써 악성화된 암의 치료가 가능한지를 살펴보는 기초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연구를 주도한 배 교수는 “연구 성과를 현실에 적용할 수 있다면 재발 없는 근원적 암 치료제 개발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 제보하기
[메일] jebo@ksmnews.co.kr
[카카오톡] 경상매일신문 채널 검색, 채널 추가
유튜브에서 경상매일방송 채널을 구독해주세요!
댓글0
로그인후 이용가능합니다.
0 / 150자
등록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이름 *
비밀번호 *
비밀번호를 8자 이상 20자 이하로 입력하시고, 영문 문자와 숫자를 포함해야 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복구할 수 없습니다을 통해
삭제하시겠습니까?
비밀번호 *
  • 추천순
  • 최신순
  • 과거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