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파공작원을 소재로 한 영화들이 잇달아 개봉해 눈길을 끈다. 냉전적인 이데올로기보다는 개인의 자유에 무게 중심을 두는 영화들이다.
오는 6일 개봉하는 `동창생`은 보이 그룹 빅뱅 멤버 최승현을 주연으로 내세운 액션 영화다. 영화는 뛰어난 무술실력을 보유한 명훈이 남쪽에 내려와 정적들을 제거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간첩`(2012)이나 `은밀하게 위대하게`(2013) 등 남파간첩원들의 활동을 소재로 한 작품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학교에서 벌어지는 일을 플롯의 한 축으로 삼았다는 점은 새롭다. 정적들을 제거해나가다 한계에 봉착하는 명훈의 공작보다는 왕따 당하는 혜인(한예리)을 도와주는 학교에서의 명훈이 더욱 흥미롭다.
특히 최승현을 앞세웠다는 점이 이 영화의 최대 강점이다. `은밀하게 위대하게`가 김수현의 독무대였듯, `동창생`도 최승현의 독무대다. 둘 다 뛰어난 무술실력을 자랑한다는 공통점도 있다. 다만, 코믹장르에 기반을 둔 `은밀하게 위대하게`와는 달리 누아르를 밑바탕에 깐 `동창생`이 좀 더 비극적이다.
`동창생`과 같은 날 개봉해 맞대결을 벌이는 `붉은 가족`은 북한의 뛰어난 혁명전사들이 가족이 돼 공작을 벌인다는 내용이다.
남파공작원의 비애를 다뤘다는 점에서 기존 남북 대치를 다룬 영화와 비슷하면서도 가족에 방점을 뒀다는 점에서 기존 영화들과는 차별된다.
특히, 지지고 볶는 남한의 `막장` 가족을 이웃으로 둔 남파공작원들이 결국에는 남한 가족을 동경하게 된다는 내용이 흥미를 자아낸다.
`동창생`처럼 스타를 내세우지 않은 저예산 독립영화지만 김기덕 감독의 독특한 시나리오와 신예 이주형 감독의 담담한 연출이 돋보인다.
연출력이 세련된 편은 아니지만, 드라마적 완성도는 `동창생`을 능가한다. 도쿄국제영화제에서 관객상을 받았다.연합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