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29일 신임 대사들에 대한 임명장 및 신임장 수여식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일정을 잡지 않았다. 대신 나흘 앞으로 다가온 서유럽 순방 준비에 열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정홍원 국무총리의 `대국민 담화`를 통해 정치는 국회가 하고, 청와대는 경제ㆍ외교ㆍ안보 등 국정에 전념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진 연장선상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특히 서유럽 순방 일정 중 유일하게 `국빈방문`인 영국 방문에 공을 많이 들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과 영국과 인연은 깊다. 정계 입문 전인 지난 1990년 야인 생활을 하던 당시 영국 정부의 초청을 받아 첫 방문길에 오른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정치권에 들어와서는 영국 지도자들을 `롤모델`로 삼는다고 자주 언급해 관심을 모았다. 박 대통령은 각종 언론인터뷰에서 정치적 롤모델로 영국의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을 꼽았다. 엘리자베스 1세는 어머니가 간통과 반역죄로 참수된 뒤 왕위 계승권이 박탈되고, 반역 혐의로 런던탑에 유폐되는 등 고통스런 소녀시절을 보냈다. 25세 때 여왕에 즉위해 에스파냐의 왕 펠리페의 구혼을 받았으나 거절하고 평생을 혼자 살면서 국가와 결혼한 여왕으로 불렸다. 이후 유럽의 중류국 수준이던 영국을 세계 최대의 제국으로 키웠다. 박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영국을 파산 직전에서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만들었다"며 "자기가 불행을 겪었기 때문에 남을 배려할 줄 알았고, 늘 관용의 정신을 갖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국정을 이끌었다"며 롤모델로 꼽은 이유를 들었다. `철의 여인`으로 불렸던 고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도 박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닮고 싶어 하던 인물이었다. 박 대통령은 "소신이 확고했고 인기에 영합하지 않았다"며 대처 전 총리를 가장 존경하는 정치인으로 높이 평가해 왔다. 지난 4월초 고인이 뇌졸중으로 타계하자 "대처 전 총리는 영국의 경제를 살리고 1980년대 영국을 희망의 시대로 이끄셨던 분"이라고 애도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박 대통령은 국빈방문에서 영국을 이끌었던 지도자들과의 `정서적 동질감`을 피력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 역시 한국의 첫 여성대통령에 대한 관심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도 지난 7월 방한한 리처드 알렉산더 월터 조지 글로스터 공작을 통해 박 대통령에게 전달한 친서에서 "11월 영국에서 박 대통령을 환영할 수 있기를 고대하고 있다"며 관심을 표명했다. 박 대통령은 한ㆍ영수교 130주년을 맞아 이뤄지는 이번 국빈 방문 기간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의 면담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의 정상회담 등의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방문 기간 영국이 예우와 의전을 갖춰 국빈을 맞는 장소인 버킹엄궁에 머물 전망이다. 국빈에 대한 의전에 따라 런던 중부 다우닝가의 `호스 가즈` 광장에서 41발의 예포와 의장대 사열을 포함한 공식 환영식을 열고 버킹엄궁까지는 황금색의 왕실마차를 이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영국의 상징적 인물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한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과의 만남이 양국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양국 교류 측면에서는 영국이 강점을 가진 문화산업과 기초과학 등의 협력을 통한 창조경제 발전 방안이 주로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순방 때마다 선보이는 `문화융성` 활동도 선보일 예정이다.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지난 28일 기자들과 만나 "이번 서유럽 순방 중에도 박 대통령은 영화ㆍ드라마 관련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 제보하기
[메일] jebo@ksmnews.co.kr
[카카오톡] 경상매일신문 채널 검색, 채널 추가
유튜브에서 경상매일방송 채널을 구독해주세요!
댓글0
로그인후 이용가능합니다.
0 / 150자
등록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이름 *
비밀번호 *
비밀번호를 8자 이상 20자 이하로 입력하시고, 영문 문자와 숫자를 포함해야 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복구할 수 없습니다을 통해
삭제하시겠습니까?
비밀번호 *
  • 추천순
  • 최신순
  • 과거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