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극장가에 흥행 돌풍이 불지 않고 있다. 지난 9월 `관상`의 900만 흥행 이후 극장가에는 뚜렷한 열기가 감지되지 않는다.
지난해 `광해, 왕이 된 남자`에 이어 `늑대소년`이 10-11월 흥행 돌풍을 일으킨 데 비하면 올가을 한국영화 시장은 다소 침체된 분위기다.
27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10월 초 개봉한 `소원`과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가 각각 250만, 220만 관객을 동원하며 꾸준히 흥행하고 있다. 하지만, 두 영화 모두 개봉 3-4주차를 지나면서 시장점유율이 10% 밑으로 떨어진 상황이다.
24일 개봉한 손예진 주연의 `공범`이 박스오피스 1위로 뛰어올랐지만 개봉 첫날 11만4천570명을 모으는 데 그치며 예매율도 15% 안팎에 머물고 있다.
김기덕 감독 제작, 엠블랙 이준 주연의 `배우는 배우다`와 박중훈의 감독 데뷔작 `톱스타`도 24일 개봉했지만, 큰 반응을 끌어내지는 못하고 있다. `배우는 배우다`는 언론과 평단의 반응이 좋은 편이지만, 개봉 첫날 2만2천250명을 모으는 데 그쳤다. `톱스타` 역시 개봉 첫날 2만3천520명을 모으며 박스오피스 6위에 머물렀다.
하정우의 감독 데뷔작으로 관심을 끈 `롤러코스터`는 1주일간 23만여 관객을 모았지만, 개봉 2주째에는 박스오피스 하위권으로 밀려나며 주춤한 상황이다.
17일 개봉한 천정명·김민정 주연의 로맨틱코미디 `밤의 여왕` 역시 1주일간 23만여 명밖에 모으지 못했다.
한국영화가 전반적으로 침체된 사이 할리우드 SF 영화 `그래비티`가 평단과 대중에게 호응을 얻으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7일 개봉한 우주 재난 영화 `그래비티`는 1주일간 100만 명 넘는 관객을 모으며 할리우드 영화로는 오랜만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그래비티`는 영화 자체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을 뿐 아니라 이렇다 할 한국영화 경쟁작이 없어 당분간 박스오피스 상위권에서 흥행을 지속할 전망이다.
10월 한국영화들의 흥행이 부진함에 따라 11월 개봉되는 한국영화 작품들이 이런 상황을 반전시킬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11월 한국영화 개봉작이 `나는 살인범이다` 외에는 큰 규모의 작품이 없었던 것과는 달리 올해 11월에는 한국영화 라인업이 풍성하다.
최승현(빅뱅 탑) 주연의 `동창생`이 11월 6일 개봉해 이달 30일 개봉하는 이종석·서인국 주연의 `노브레싱`과 함께 여성 관객 공략에 나선다.
김선아 주연의 액션스릴러 `더 파이브`와 곽경택 감독이 절치부심해 만든 김우빈·유오성·주진모 주연의 `친구 2`가 11월 14일 동시 개봉해 맞붙는다.
정재영·최다니엘·김옥빈 주연의 SF 영화 `열한시`도 11월 말 개봉한다.
10월 극장가에서 돌풍을 일으킨 영화가 없었던 터라 한국영화에 대한 대기 수요가 11월 흥행작으로 몰릴 가능성도 적지 않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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