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들로부터 `국부`(國父)로 추앙받는 마오쩌둥(毛澤東) 전 중국 국가주석의 탄생 120주년을 앞두고 중국 공산당 내부에서 마오 전 주석의 `최대 실정이자 재앙`으로 꼽히는 대약진운동(大躍進運動ㆍ1958∼1960)의 참사를 축소ㆍ왜곡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오는 12월 26일 마오쩌둥의 탄생 120주년을 앞두고 마오쩌둥 지지자와 공산당 내 일부 좌파 논객들이 대약진운동에 대해 왜곡된 해석을 내놓으면서 자신들의 견해에 동조하지 않는 역사학자들을 공격하고 있다고 미국의 뉴욕타임스(NYT)가 17일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골수 마오 신봉자`와 당내 좌파 논객들은 마오쩌둥이 주도한 대약진운동 과정에서 수천만 명이 굶어 죽었다는 `정설`을 부인하고, 아사자(餓死者) 수를 수백만 명 수준으로 축소하면서 대약진운동을 연구해온 학자들을 반(反)공산당 정서를 조장하고 있다고 공격하기 시작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人民日報)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지난 9월 수학자인 쑨징셴의 주장을 토대로 대약진운동 기간 3년 동안 3천만 명의 아사자가 발생했다는 것은 뜬소문이라고 보도했다. 쑨징셴은 대약진운동 기간 많아야 250만 명이 `영양상의 문제`로 숨졌으며, 이보다 아사자 수를 많게 추정하는 것은 잘못된 통계에 바탕을 둔 오해라고 주장했다. 관료 출신으로 최근 마오쩌둥을 옹호하는 책을 낸 양쑹린도 대약진운동 기간 많아야 400만 명의 `비정상적인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약진운동의 비극이었다는 점을 인정했지만, 그것은 정책의 잘못이 아니라 나쁜 기후 탓으로 돌렸다. 대약진운동 기간 굶은 죽은 사람이 최소 1천700만 명, 최대 4천500만 명에 달한다는 게 학자들의 보편적인 연구결과였다. 마오쩌둥 연구의 대가인 린윈후이 전 중국 국방대학 교수는 "대약진운동의 아사자 수에 대한 추정치는 학자마다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대약진운동이 대재앙을 불러왔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면서 아사자 수를 3천만 명 정도로 추정했다. 대약진운동 연구의 대가로 2008년 홍콩에서 발간한 `묘비`라는 책을 통해 대약진운동의 아사자 수를 3천600만 명으로 추정한 바 있는 양지성(楊繼繩) 옌황춘추(炎黃春秋) 부사장은 50년 이상 `공인` 받은 아사자 수를 부정하는 것은 역사 왜곡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들은 공산당의 지배적인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선 대약진운동으로 수천만 명이 굶어 죽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면서 "공산당의 리더십에 사회적인 위기감이 있고, 공산당의 지위를 유지하는 것이 현안이 되고 있기 때문에 과거 진실과의 대결을 피할 필요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물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한 중국의 지도자들은 마오쩌둥 신봉자들과 당내 좌파 논객들의 공격으로 촉발된 대약진운동 논쟁에 대해 공개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시 주석은 지난 1월 당 간부들에게 마오쩌둥의 업적을 간과하거나 의문시해서는 안 된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시 주석은 또 지난 4월에는 `서구식 입헌 민주주의` 등 7가지를 체제에 대한 도전요소로 규정한 문건을 당 간부들에게 내려 보내기도 했다. 대약진운동은 마오쩌둥의 주도로 1958년부터 1960년 사이 `인민공사` 창설 등 노동력 집중을 통해 경제를 도약시키려 한 운동이었으나 수천만 명의 아사자가 발생하면서 실패했다. 마오쩌둥은 대약진운동의 실패로 주석직에서 물러났으며, 권력을 재장악하기 위해 1966년 문화대혁명(1966∼1976)이라는 또 다른 재앙을 몰고 온다. 중국 공산당은 1979년 대약진운동의 참사를 인정했지만, 상당 부분 자연재해, 특히 가뭄을 실패의 원인으로 돌렸으며, 이후 대약진운동에 대한 공개적인 언급을 `금기`로 여기고 있다. 마오쩌둥 탄생 120주년을 앞두고 올해 들어 문화대혁명 시기의 잘못을 공개 사과하는 사람들이 잇따라 나오면서 문화대혁명의 성격을 둘러싼 논쟁도 일어나고 있다. 최근 문화대혁명 당시 베이징 제8중학(중·고교) 재학 시절 홍위병 우두머리였던 천샤오루(陳小魯·67)가 학교를 찾아가 박해받은 교사들 앞에서 사죄했지만, 중국사회과학원의 리제(李捷) 부원장은 중국사회과학보에 문화대혁명을 옹호하는 기고문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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