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르헨티나에서 막을 내린 국제 미니농구 페스티벌에서 `농구판 맨발의 꿈`을 이룬 팀이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주인공은 멕시코 남부 와하카 출신의 트리키 원주민 팀이다.
이들은 이 대회에서 6전 전승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놀라운 것은 선수들 대부분이 키도 작은데다 맨발로 경기를 뛰었다는 점이다.
대회에 나선 다른 팀들은 이들에게 `멕시코에서 온 맨발의 쥐들`이란 별명을 붙였다.
팀을 지도한 에르네스토 메리노 감독은 작은 키를 "힘과 스피드, 투지로 극복했다"고 설명했다.
멕시코에서도 가장 가난한 곳으로 손꼽히는 지역 출신이지만 이들에게 신발이 없던 것은 아니다.
와하카주는 이들에게 테니스 신발과 유니폼, 매달 46달러(약 4만9천원)를 지원했다.
그러나 맨발이 편하다며 선수들은 신발 신기를 고사했다.
대부분이 옷이나 신발을 사서 입을 형편이 되지 않은 가난한 대가족 출신이기 때문이다. 선수들은 어렸을 적부터 맨발에 익숙했다.
선수들이 이룬 작은 성과는 멕시코 안팎에서 잔잔한 감동을 일으키고 있다.
오라시오 무라토레 국제농구협회 아메리카 지역 회장은 "누구보다 우승할 자격이 있는 소년들"이라고 칭찬했다.
16일 멕시코 국회에서도 이 소년들의 소식에 박수를 보냈다.
특히 최근 멕시코 축구 국가대표팀이 주춤하며 월드컵 본선을 확정하지 못한 상황과 대조를 이루며 멕시코 국민 사이에서도 칭송받는 모양새다.
메리노 감독은 "우리는 농구가 어린이의 삶을 발전시킬 기회로 봤다"며 "이 프로그램을 통해 어린이들이 삶을 준비해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3년 전 빈곤 지역 어린이를 위해 와하카주가 시작한 이 농구 프로그램엔 현재 여자 어린이 5명을 포함해 40명이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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