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첫 흑인 장관인 세실 키엥게(48·여) 이민부 장관이 우익 성향의 지역 정치인으로부터 매춘부와 비교당하며 또다시 모욕을 당했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탈리아 북서부 리구리아 지역 디아노 마리나시(市) 부시장인 크리스티아노 차 가리발디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키엥게가 흑인 매춘부들이 많은 지역에 자주 드나든다는 식으로 묘사했다. 가리발디는 매춘부들이 많이 오가는 지역으로 추정되는 특정 지명을 언급하며 "나는 밤늦게 그 지역을 돌아다닐 일이 없으니 키엥게를 만나긴 어렵겠다"고 비꼬았다. 그는 논란이 일자 25일 자신의 발언이 너무 공격적이었다고 사과하면서도 "이탈리아의 높은 세금에 스트레스를 받아 그러한 발언을 한 것"이라고 변명했다. 가리발디 부시장은 지난주에도 페이스북에서 키엥게를 `더러운 검은 원숭이`라고 불러 비난을 받은 바 있다. 키엥게 장관은 지난 4월 말 이탈리아에서 첫 흑인 장관으로 임명되고 나서 끊임 없이 우익 정치인들의 인종차별적 발언에 시달리고 있다. 반이민을 주장하는 우파정당인 북부연맹의 당수 로베르토 칼데롤리 이탈리아 상원 부의장은 지난달 "키엥게 장관을 보면 오랑우탄이 떠오른다"고 말해 파장을 일으켰다. 앞서 6월에는 북부연맹 소속의 한 지역 정치인이 아프리카인이 여성 두 명을 성폭행한 사건과 관련해 "성폭행 피해자들이 겪는 고통을 이해할 수 있도록 누군가 그녀(키엥게 장관)를 성폭행해야 한다"는 글을 쓰기도 했다. 이외에도 이탈리아의 극우 세력은 키엥게 장관을 `콩고의 원숭이`, `줄루족`, `반(反)이탈리아적인 흑인` 등으로 부르며 그녀의 출신 국적과 흑인이라는 사실 자체를 비방해왔다. 지난달에는 이탈리아 민주당 집회에서 한 청중이 연설 중인 키엥게 장관에게 바나나를 투척한 일도 있었다. 아프리카 콩고에서 태어난 키엥게 장관은 30년 전인 1983년 이탈리아로 유학을 와 안과의사가 됐으며, 현재 이탈리아인 남편과의 사이에 두 자녀를 두고 있다. 이탈리아 극우 세력은 키엥게 장관이 이민을 부추겨 이탈리아를 위협한다는 이유를 들며 키엥게 장관에 대한 자신들의 비난을 합리화하고 있다. 키엥게 장관은 이민자 자녀라도 이탈리아에서 태어나면 이탈리아 국적을 얻을 수 있도록 법개정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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