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재판`으로도 불린 보시라이(薄熙來) 전 중국 충칭시 당 서기 재판에서 보시라이 자신이 최대 승자가 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대만 연합보는 소식통을 인용, 보시라이가 이번 재판이 시작되기 전 중국 당국과 최고 지도부에 제시한 유일한 요구가 재판 공개였다고 27일 전했다. 중국 당국은 민감한 정치 문제를 언급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내세워 보시라이의 요구를 받아들였으며 결과적으로 보시라이의 이 같은 전략은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고 신문은 평가했다. 먼저 보시라이가 좌파 진영의 `용맹스런 영웅` 이미지를 구축한 점을 성과로 꼽았다. 기죽지 않고 항변하는 모습을 통해 동정 여론을 형성하고, 좌파 진영의 정신적 지도자로 거듭 자리매김했다는 설명이다. 신문은 보시라이의 예상 밖 `거친 반격`으로 괘씸죄가 적용될 수 있지만 형량까지도 이미 사전 합의를 거쳐 진행된 `정치 쇼` 성격의 재판이어서 판결에 큰 영향은 미치지 않을 것으로 관측했다. 대만 언론은 중국 당국에 대해선 박한 평가를 내놨다. 재판 과정을 공개해 보시라이가 주도한 `충칭모델`의 이면에 위법과 각종 부패가 있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배후 정치세력과 지지자들의 환상을 깬다는 의도였지만 오히려 역풍만 일으키고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는 것이다. 다만, 예기치 못한 정치 뒷이야기가 폭로되지 않은 것은 당 지도부 차원에서도 안도할 만한 부분으로 지적됐다. 연합보는 재판에 등장한 다른 인물들의 재판 전후 이미지 변화에 대해서도 짚었다. 보시라이의 아내 구카이라이(谷開來)는 `원한을 품은 여자`라는 뜻의 `원부`(怨婦)로 규정됐다. 한 때 연인 관계로도 알려진 영국인 사업가 닐 헤이우드를 독살하고, 남편의 부하인 왕리쥔(王立軍) 전 충칭시 공안국장과도 갈등을 빚던 끝에 이번 사태를 촉발하는 단초를 제공한 장본인이라는 점에서다. 일부 누리꾼은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구카이라이의 `남성 편력`이 보시라이에 못지않은 것 아니냐는 의견을 내놨다. 충칭의 `치안영웅`이라는 칭호를 받았던 왕리쥔은 `상관의 아내를 사랑한 남자`로 지칭됐다. 아울러 보시라이의 돈줄 역할을 한 쉬밍(徐明) 다롄스더(大連實德)그룹 회장은 권력과 유착해 폭리를 취한 악덕 기업인에서 의리를 지킨 인물로 이미지를 바꿨다고 연합보는 평가했다. 한편 신문은 이번 재판을 통해 중국 권력층의 부패상을 여과 없이 노출한 점은 앞으로도 중국 지도부의 부담이 될 것으로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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