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온건한 정치 스타일을 보여온 태국의 제1야당 민주당이 이례적으로 거리시위를 조직하는 등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미국의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이 보도했다. IHT는 26일 세련되고 지적인 이미지를 가진 태국의 민주당이 지난 24일 수천 명이 참가한 반(反)정부 시위를 주도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몇몇 민주당의 지도급 인사들이 `아랍의 봄` 스타일의 대규모 거리 시위를 조직할 수 있다고 대(對) 정부 경고를 함으로써 태국 정가를 놀라게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시위대에게 "우리는 대중들, 이 정부로부터 소외받은 사람들을 조직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일어나 싸울 것이다"라고 말했다. 다른 민주당의 지도급 인사들도 매우 거친 어조로 정부를 비판했으며, 시위 참가자들은 잉락 친나왓 태국 총리의 `축출`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민주당 대표인 아피싯 웨차치와 전 총리의 연설도 이전보다 훨씬 저속하고 공격적이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영국에서 태어나 옥스퍼드대를 졸업한 아피싯 대표는 대중과의 스킨십이 부족하고 귀족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민주당은 수도 방콕의 유권자들에게 인기가 높지만, 북동부 농촌 지역에서는 집권 푸어 타이당에 크게 밀리고 있다. 태국의 한 정치 행동가는 "민주당은 과거에는 축구장의 마라도나처럼 매우 뛰어나고 우아한 선수의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면서 "하지만 이제 민주당은 거리 축구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잉락 총리가 국민 화합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25일 소집한 회의에도 참석하지 않았으며, 의회 내에서도 투사적 이미지를 부각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당내 강경파 리더인 니피트 인타라솜밧 의원은 "우리는 대중들을 일깨울 것이다"면서 "국민은 현재는 두려움을 갖고 있지만, 우리가 수십만 명을 길거리로 나오게 하면, 국민의 두려움은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지지자들, 특히 방콕의 부유한 유권자들이 민주당의 거리 시위에 지속적으로 힘을 실어줄지는 미지수라는 게 정치 분석가들의 관측이다. 민주당 내에서도 거리시위를 통한 강경 투쟁보다는 의회 내의 투쟁을 선호하는 정치인들도 만만치 않다. 알롱꼰 폰라붓 의원은 "군중 민주주의 방식으로는 승리할 수 없다"면서 "그것은 끝없는 분열을 만들어낼 뿐"이라고 말했다. 태국 정계는 정치범 사면 법안을 둘러싸고 극심한 대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잉락 총리와 집권당은 탁신 친나왓 전 총리를 실각시킨 2006년의 군부 쿠데타 이후 발생한 정치 사건 및 시위 관련자들을 포괄적으로 사면하는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야당은 이 법안이 결국 유죄선고를 받아 귀국하지 못하는 탁신 전 총리의 사면과 귀국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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