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호흡기 감염증인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바이러스의 원인 동물이 `이집트 무덤 박쥐`로 지목됐다고 미국 컬럼비아대 연구진이 밝혔다.
이언 립킨 컬럼비아대 메일맨 보건대학 감염·면역센터 소장 등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발간하는 학술지인 `신종전염병`에 중동호흡기증후군 바이러스가 이집트 무덤 박쥐에서 유래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컬럼비아대와 사우디아라비아 보건부 연구자들은 지난 6주간 중동호흡기증후군이 발생한 사우디아라비아의 비샤, 우나이자, 리야드에서 7종의 박쥐 배설물 1천개 이상을 모아 조사했다.
이 가운데 중동호흡기증후군의 첫 희생자가 나온 지역에서 수 ㎞ 떨어진 곳에서 채집한 이집트 무덤 박쥐의 배설물을 검사한 결과 바이러스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다.
다음 과제는 박쥐에서 사람으로 바이러스를 옮긴 매개 동물이 무엇인지를 밝혀내는 것이다. 이 매개체는 포유류일 것으로 추측된다.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경우에도 원인 동물은 박쥐였고, 매개 동물은 사향고양이였다. 립킨 소장 등 연구팀은 중동호흡기증후군은 낙타나 염소, 양이 매개 동물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중동호흡기증후군은 지난해 4월부터 환자 94명이 발생한 것으로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됐고, 이중 47명이 사망했다.
처음에는 신종 호흡기감염증이라고 불렸지만 사우디아라비아 뿐만 아니라 요르단,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여러 나라에서 환자가 발생하면서 중동호흡기증후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홍콩 블룸버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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