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안종규기자] 올해 하반기 생활물가의 상승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른바 `히트플레이션`(폭염으로 인한 식량 가격 급등)으로 먹거리 물가가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중장기적인 전기요금 인상까지 예고되면서 향후 서민들의 부담이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2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1~7월 월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1%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식료품·비주류음료 물가는 2.7% 상승했다.식료품·비주류음료 물가는 4월 3.0% 올랐다가 5월 2.4%로 둔화됐지만, 6월 3.4%, 7월 3.5%로 다시 상승 폭이 커졌다. 지난달 상승률은 지난해 7월(3.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전체 물가 상승률(2.1%)을 크게 웃돌았다.품목별로는 주로 가공식품이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빵·곡물 6.6%, 라면 6.5%, 과자·빙과류·당류 5.0%, 우유·치즈·계란 3.6% 등이 모두 큰 폭으로 올랐다. 비주류 음료 부문에서는 커피·차·코코아가 13.5%, 생수·청량음료·과일주스·채소주스가 3.4% 각각 상승했다.농축수산물 물가도 지난달 전년 동월 대비 2.1% 올라 전월(1.5%)보다 상승 폭이 확대됐다.농산물은 지난 2월 이후 6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지만, 하락 폭은 5월 -4.7%, 6월 -1.8%, 7월 -0.1%로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축산물은 지난달 3.5% 상승하며 지난해 6월(-0.8%) 이후 13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수산물은 올해 1월 2.6%, 2월 3.6%, 3월 4.9%, 4월 6.4%, 5월 6.0%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 6월 7.4%, 7월 7.3%로 2개월 연속 7%대의 상승률을 기록했다.이같은 먹거리 물가 상승세는 최근까지 계속 이어지는 추세다. 무더위로 인한 식재료 가격 상승(히트플레이션)과 함께 집중호우, 정부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발급 등이 겹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배추 1포기 가격은 6987원으로 전월 4642원보다 50.5% 급등했다. 전년보다 8.1%, 평년보다 9.7% 높은 수준이다. 토마토는 전년보다 12.4%, 마늘은 11.5% 올랐다.축산물 가격도 상승세다. 돼지고기(삼겹살)는 전년보다 15.5%, 한우(등심)는 3.5% 각각 올랐다. 정부가 도축량을 평시보다 30~50% 늘렸지만 상승세를 꺾기에는 역부족이었다.여기에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까지 겹치며, 물가에 추가 상승압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는 한국전력공사의 총부채가 200조 원을 넘는 상황에서도 물가 안정을 이유로 가정용 전기요금을 9개 분기 연속 동결해 왔다. 그러나 이제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제기된다.이재명 대통령도 최근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려면 전기요금이 오를 수밖에 없다"며 "국민에게 이를 적극적으로 알려 이해와 동의를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미 먹거리 물가가 높은 상황에서 농산물 가격까지 치솟으면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한전의 적자도 심각하고 에너지 인프라 사업 추진을 위해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이로 인한 물가 부담이 추가될 것"이라고 진단했다.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도 "먹거리 물가 상승세는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라며 "전기요금도 아직 주요국 중 가장 저렴한 수준인 만큼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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