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전자도시`, `산업도시`로 불리던 구미시가 이제는 `G-푸드`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또 하나의 도전에 성공하고 있다. 반도체, 방산, 이차전지, 바이오 산업을 견인하며 대한민국 산업 발전의 중심을 지켜온 구미가 K-푸드를 넘어 글로벌 식품 산업의 허브로 발돋움하고 있는 것이다.무엇보다 눈에 띄는 변화는 산업과 농업의 결합을 통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열대 작물인 천혜향과 레드향, 하미과멜론의 성공적인 재배, 밀과 콩 이모작을 중심으로 한 ‘밀 밸리 특구’ 조성은 단순한 작물 생산을 넘어 가공과 유통까지 포괄하는 통합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특히 경북 최초로 설립된 밀 제분공장을 통해 토종밀 브랜드 ‘구미밀가리’를 출시한 사례는 지역 농산물이 지역 산업과 결합해 상생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성공 모델이다.가공식품의 수출 실적도 괄목할 만하다. 2024년 구미시의 농식품 수출액은 9400만 달러로 경북도 내 1위를 기록했으며, 이 중 라면, 소스류, 냉동김밥 등 가공식품이 전체의 73%를 차지했다. 특히 미국 트레이더조스를 통해 선보인 구미 식품업체 ‘올곧’의 냉동김밥은 출시 한 달 만에 품절을 기록하며 K-푸드의 세계적 경쟁력을 입증했다. 라면축제를 통한 농심과의 협업, 교촌치킨의 원조도시로서의 상징성까지 더해지며 구미는 맛과 브랜드, 시장성을 모두 갖춘 도시로 변모하고 있다.이러한 성과의 밑바탕에는 민선 8기 이후 행정의 과감한 전환과 투자가 자리한다. 전체 예산의 약 10%를 농업에 투입하고, 농식품 가공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농업대학 신설, 농산물가공기술센터 운영 등을 통해 구미 농업은 단순한 생산 단계를 넘어 가공, 창업, 수출까지 연계되는 구조로 진화하고 있다.구미시로컬푸드직매장과 수도권 직거래 행사인 ‘로컬푸드페스타’는 농산물 판로 확보에 실질적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농식품기업협의체 ‘G-Food’를 통한 수출 시장 확대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괌과 사이판을 시작으로 미국, 캐나다까지 농식품 수출 대상국이 확대되고 있으며, 이를 위한 무역사절단 파견 등 행정적 지원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구미시의 이러한 변화는 지역의 정체성을 새롭게 재정립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제조업 중심의 산업도시에서 농업과 산업이 융합된 식품산업 도시로의 전환은 단순한 경제 지표를 넘어 지역사회 전반에 긍정적 파급력을 불러올 수 있다. 농민은 새로운 소득 기반을 확보하고, 지역 산업은 안정적 원료 공급처를 갖게 되며, 소비자는 더 나은 품질의 식품을 선택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다.이제 구미는 더 이상 과거 산업의 영광에만 머물러 있지 않다. 산업 기반 위에 새로운 푸드 생태계를 구축하며 ‘G-푸드’라는 이름으로 글로벌 식탁에 당당히 나서고 있다. 구미의 도전과 혁신은 다른 지자체들에게도 귀감이 될 만하며, 지방이 스스로 경쟁력을 갖고 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이제 구미는 ‘산업도시’를 넘어, ‘맛의 도시’로, ‘세계로 가는 식탁의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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