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통더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올여름 휴가철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일상에 지친 이들이 가족과 함께 짧은 휴식과 추억을 위해 바다와 계곡, 지역 축제를 찾고 있다. 경북도 역시 이런 흐름에 발맞춰 봉화은어축제를 비롯한 다양한 여름축제를 마련해 전국 관광객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특히 봉화 내성천에서 열리는 은어축제는 맨손잡이 체험부터 숯불구이 시식까지 온몸으로 즐기는 여름 체험형 콘텐츠로 호평받고 있다. 안동 수(水)페스타, 포항 비치 레트로 페스티벌, 문경의 맨발걷기 페스티벌 등도 기존의 단조로운 여름 콘텐츠에서 벗어나 세대별 맞춤형 프로그램과 야간 공연을 결합해 ‘머무는 축제’로 진화하고 있다. 그간 지적됐던 지역축제의 단순성과 단발성 문제를 개선하려는 노력의 흔적이 엿보인다.그러나 아무리 프로그램이 다채롭고 풍성하다 해도 관광객의 체감 만족도가 떨어진다면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대표적 사례가 울릉도에서 발생한 ‘비계 삼겹살’ 논란이다. 지역 음식점의 부실한 식재료 제공, 숙박시설의 미흡한 대응 등은 단순한 불편을 넘어 관광객의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다. 해당 음식점이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고, 울릉군수가 직접 사과하는 일까지 벌어진 것은 그만큼 사안이 심각했음을 보여준다.관광은 기억의 산업이다. 관광객은 가격과 품질, 친절과 청결을 바탕으로 ‘다시 오고 싶은 지역’을 결정한다. 한 번의 실망은 그 지역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만들어내며, 온라인을 타고 수백만 명에게 퍼질 수 있는 시대다. 지역 주민과 상인들, 그리고 지자체는 관광객 한 명 한 명이 ‘내 고장의 홍보대사’라는 마음가짐으로 서비스에 임해야 한다.경북도는 지금의 여름축제를 단순한 흥행 이벤트로 끝낼 것이 아니라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이미지 제고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단속과 계도, 상인 교육, 서비스 질 향상 등 시스템 전반을 돌아보고 보완해야 할 것이다. 축제의 성공은 ‘얼마나 많은 사람이 왔는가’보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다시 오는가’에 달려있다.지역이 준비한 즐거움이 관광객에게 ‘쉼’으로, 그리고 ‘신뢰’로 다가간다면, 그 어떤 무더위도 시원하게 날려버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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