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휴가철을 앞두고 울릉도에서 터져 나온 관광 바가지 논란이 전국적 공분을 사고 있다. 숙박업소의 불친절, 냉방 고장에도 무대응한 태도, 품질에 미치지 못하는 고가 음식 등 여러 불만이 유튜브 영상을 통해 퍼지며 지역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혔다. 울릉군은 군수의 직접 사과와 함께 관광서비스 개선 계획을 내놓았지만, 이미 관광객의 마음에 남은 실망은 치유되기 어렵다.이번 사태는 비단 울릉도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 2023년 6월 KBS ‘1박 2일’에 방영된 영양군의 전통시장 과자 바가지 논란도 큰 파장을 일으켰다. 한 봉지에 7만원에 달하는 가격을 제시했던 상인의 모습은 국민적 분노를 불렀고, 영양군은 급히 해명자료를 냈지만 책임을 외부 상인에게만 돌리려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결국 군은 2차 사과문을 통해 부적절한 해명이었음을 인정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이처럼 ‘관광객 바가지’ 문제는 반복되고 있으며, 해마다 비슷한 논란이 휴가철마다 되풀이되고 있다. 그리고 이 논란은 단순히 한두 업소의 잘못으로 끝나지 않는다. 피해를 본 관광객의 실망은 해당 지역 전체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이어지며, 지역 경제의 가장 큰 자산인 관광 이미지에 깊은 상처를 남긴다.특히 문제는 바가지 요금이 일부 상인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불친절한 서비스, 터무니없는 숙박비, 질 낮은 음식 제공, 관리 부재 등 전반적인 관광 인프라 문제로 번진다는 점이다. 울릉군이 뒤늦게나마 관광서비스 협의체 구성, 서비스 표준화, 친절 우수 업소 인센티브 제공 등을 발표한 것은 환영할 만하다. 하지만 이번에도 개선이 미흡하다면, 울릉도 관광은 다시 일어서기 힘든 수준의 신뢰 상실을 겪을 수 있다.이동 상인들에 대한 점검도 필수다. 대부분의 지역축제나 관광지에는 외부에서 들어온 상인들이 상거래를 벌이는데, 이들에 대한 관리가 허술하면 지역 상인까지 불신을 받게 된다. 영양군 사례에서 보듯 ‘외부 상인’이라는 핑계는 더 이상 면죄부가 되지 못한다. 축제를 유치한 지자체가 책임 있는 태도로 상거래 질서를 관리하고, 모든 방문객이 공정하고 쾌적한 소비 환경을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휴가철 관광지는 단순한 관광 소비의 공간이 아니다. 수개월 혹은 수년을 기다려 모처럼 떠난 여행객들이 기대와 설렘을 담고 찾는 공간이다. 단 한 번의 실망이 해당 지역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고 수많은 후속 관광객을 잃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을 각 지자체와 상인들이 뼈아프게 새겨야 한다.
지자체는 관광이벤트 유치나 홍보에 앞서, 관광객 응대 태도와 상거래 기준, 가격 모니터링, 이동 상인 등록제 등 보다 철저한 관리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관광객의 만족을 높이고, 지역경제를 살리는 가장 확실한 투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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