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민영일기자] 윤희숙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의 쇄신안이 당내 공감대를 사지 못하며 동력을 잃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나윤장송(나경원·윤상현·장동혁·송언석)을 대상으로 거취를 표명하라는 윤희숙 위원장 개인의 주장이 혁신위의 주장으로 호도된 점, 쇄신안의 모순을 지적할 경우 `반혁신`으로 몰아붙인 점이 반감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이재명 정부의 특검이 국민의힘 의원들을 수사선상에 올리고, 당내 세력개편 신호탄인 전당대회를 한 달 앞둔 만큼 중도층을 겨냥한 쇄신안보다는 지지층 결집과 보신의 필요성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23일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본회의 대응방향에 더해 윤희숙 혁신위원장의 당 혁신안을 논의했다. 당초 주말인 지난 20일 오후 의원총회를 열고 혁신안에 대한 토론을 이어갈 예정이었으나, 전국적으로 수해가 잇따르는 상황 속 혁신안에 대한 이견을 내며 당내 갈등을 노출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의총을 연기해 왔다.이날 국민의힘 다수 의원들은 윤 위원장이 의원총회에 직접 출석해 혁신안의 내용을 설명하고 토론에 임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혁신안 관련 찬반 의견을 표출하기보다 일단 윤 위원장의 의견을 청취하겠다며 한발 물러났지만, 혁신안에 대한 당내 호응은 미미한 상태다. 특히 윤 위원장이 일부 의원을 대상으로 거취를 정리하라고 주장한 데 부담을 느낀 일부 혁신위원이 사의를 밝히는 등 내부 동력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국민의힘을 둘러싼 외부 상황이 녹록지 않은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이재명 정부의 김건희·채해병·내란 특별검사팀은 권성동·윤상현·이철규·임종득 의원을 대상으로 의원실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조은희 의원도 이날 오전부터 참고인 조사에 소환된 상태다.국민의힘을 겨냥한 특검의 보복성 수사나 압수수색 영장의 부실함에 맞서 단일대오를 형성해야 하는데, 혁신과 인적 청산을 내세우며 내홍에 매몰될 여유가 없다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는 셈이다.원내지도부를 지냈던 한 국민의힘 의원은 뉴스1에 "특검이 우리 의원들을 대상으로 망신 주고 탄압하기 시작하는데, 팔짱 끼고 `그럴 줄 알았다` `잘됐다` 하면 안되는 것"이라며 "집에 불이 났는데 `너 때문에 불났어`라고 잘잘못을 가리는 게 중요한가. 불을 일단 꺼야 할 것 아닌가"라고 했다.혁신안을 넘어 지도부와 윤 위원장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점도 걸림돌로 꼽힌다. 이날 당 지도부는 혁신안을 논의하기 위해 윤 위원장을 의총에 불렀으나 이에 응하지 않아 불발됐다고 발표했는데, 윤 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실이 아니라고 즉각 반발했다.혁신안이 초안에서 수정된 내용이 있고, 원내 의원들이 구체적인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 만큼 향후 의총에서 윤 위원장을 불러 혁신안에 대한 토론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현재 윤 위원장의 혁신안이 답보 상태에 그쳤지만, 오는 전당대회에서 선명성 경쟁을 위해 일부 후보들이 혁신안의 내용을 차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8월 22일 치러질 국민의힘 전당대회에는 김문수·조경태·안철수·장동혁·주진우 의원 등 다수 후보들이 출마 의사를 밝힌 상태다.윤 위원장이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이나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후보 단일화 과정 등 국민의힘 주요 의사결정과 대립각을 세운만큼, 강성 지지층을 흡수하거나 보신 위주의 선택을 할 후보와 혁신을 외치는 후보가 다른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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