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고도 경주가 다시 깨어나고 있다. 찬란한 신라의 유산을 간직한 이 도시가, 이제는 세계를 향해 문을 열고 있다. 오는 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지가 바로 경주로 확정되면서 도시 전체에 새로운 활력이 돌고 있다.APEC 정상회의는 단순한 외교 행사에 그치지 않는다. 세계 각국 정상과 경제인, 언론이 한자리에 모이는 이 자리는 곧 경주의 문화·역사·관광을 세계에 알릴 절호의 기회다. 지역경제의 도약, 교통 및 도시 인프라의 재정비, 관광산업의 고도화 등 다방면에서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다.특히 이번 APEC 유치는 지역민과 행정, 정치권이 함께 힘을 모아 이뤄낸 값진 성과다. 단순한 유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지역 발전과 국제 도시로의 도약을 위한 밑그림이 되어야 한다.경주는 신라 천년의 숨결을 간직한 도시다. 불국사와 석굴암, 첨성대와 황룡사지 등 고대 유산은 물론이고, 동해와 가까운 자연자원과 풍부한 스토리텔링 자산까지 갖춘 대한민국의 대표 역사도시다. 이런 경주가 글로벌 외교의 중심지로 부상한다는 것은 지역의 미래 비전이 세계적 차원으로 확장된다는 의미다.이제 경주는 과거에 머무는 도시가 아니라, 과거를 품고 미래를 여는 도시가 되어야 한다. 회의 준비와 도시 개발에 있어 환경과 문화유산 보존을 함께 고려하며, 시민 모두가 변화의 주체로 함께 참여해야 한다.APEC의 바람은 일회성의 바람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 바람을 통해 경주는 지속 가능한 발전의 방향을 설정하고, 세계와 소통하는 도시로 거듭나야 한다. 경주의 잠재력이 현실이 되는 순간은 바로 지금이다. 천년의 고도가 다시 깨어나고 있다.무엇보다 이번 APEC 회의는 경주의 도시 정체성을 재조명할 기회이기도 하다. 단지 과거의 유적만 보여주는 것이 아닌, 고도(古都)로서의 품격과 현대적 도시기능이 조화를 이루는 경주의 미래를 설계할 때다. 첨단 기술과 문화 콘텐츠, 친환경 도시계획을 통해 경주는 ‘살아있는 역사 도시’에서 ‘살기 좋은 글로벌 도시’로 진화할 수 있다.또한 청년과 지역 인재들이 APEC이라는 국제 무대를 통해 세계의 흐름을 체험하고, 글로벌 감각을 키우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 국제회의 개최와 함께 교육, 창업, 문화 콘텐츠 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반 마련이 필요하다.경주의 시민들 역시 이번 기회를 공동체의 성장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시민의식 향상, 관광 친화적 환경 조성, 다국어 안내 시스템 확대 등은 국제도시로서의 위상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APEC은 외부의 손님을 맞이하는 행사지만, 동시에 내부의 역량을 돌아보는 계기이기도 하다.APEC 이후의 경주를 어떻게 그려갈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 이벤트가 끝난 뒤의 공백은 도시 발전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사후 활용 방안과 지속 가능한 도시 전략을 치밀하게 준비해야 한다. 컨벤션 센터, 교통망, 국제교류센터 등의 인프라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계획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지금 경주는 전환점에 서 있다. 찬란했던 과거에 머물지 않고, 그 유산을 토대로 새로운 길을 개척해야 할 순간이다. APEC은 단지 하나의 회의가 아니라, 경주가 다시 세계 속에 이름을 새기는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세계의 시선이 머무는 지금, 경주는 자신만의 색을 지닌 도시로서 당당히 그 중심에 설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바람은 이미 불기 시작했다. 이제는 그 바람을 어떻게 품고, 어디로 나아갈 것인가가 중요하다. APEC의 바람은 단순한 찰나가 아닌, 경주의 천년을 새롭게 쓰는 첫 문장이 되어야 한다.나아가 경주의 APEC 유치는 국가 균형발전이라는 관점에서도 상징성이 크다. 수도권 일극 중심 구조를 넘어서, 동남권 중심의 균형적 외교와 경제 거점을 만들어가는 이정표가 될 수 있다. 경북과 울산, 부산을 잇는 동남권 메가시티 구상과도 연결되며, 미래 국가발전 전략과 맞닿아 있다.경주의 변화는 단지 지역 하나의 변화가 아니다. 지역이 바뀌면 나라가 바뀐다. 지방이 살아야 대한민국이 산다. 지금 경주에서 불고 있는 APEC의 바람은 곧 대한민국의 미래를 다시 설계하는 희망의 바람이기도 하다. 우리는 지금, 그 역사적인 변곡점 위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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