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살면서 선택과 결정을 계속하며 살아간다. 그런 과정에서 잘하기도 하고 잘못하기도 한다. 비록 선택과 결정을 잘못했다고 할지라도 되돌릴 수 있는 것이라면 별문제가 되지 않지만, 다시 되돌릴 수 없는 그것이라면 심각한 문제가 되기도 한다. 또 이러한 문제가 단순히 개인만의 일이라면 개인의 일로 그친다고 할 수 있겠으나 대상이 기관이거나 영향을 받는 이가 많다면 이야기는 다르다. 한번은 중등교사 임용시험 심층 면접 평가관으로 활동한 적이 있다. 활동하는 동안 예전에 조리사 채용 절차의 문제점을 생각한 그것이 떠오르면서 교육계의 지금 인사 채용 절차가 과연 합리적인지 묻지 않을 수가 없었다. 지금까지는 채용 정원의 몇 배수를 필기시험 성적으로 선발한 다음 다시 면접을 보아 최종 정원을 선발하는 방식이다. 이때 필기시험 합격자 중에 교육계가 필요로 하는 인재로서 품성과 능력에 합당한 이가 충분히 있다면 별문제가 되지 않지만 없다면 심각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비록 필기 성적은 우수하다 할지라도 품성이 미흡하여 정원을 뽑을 수가 없거나 품성이 미흡함에도 어쩔 수 없이 뽑아야 한다는 것이다. 품성이 미흡하여 채용하지 않고자 면접 점수를 낮게 주었으나 필기 성적이 워낙 좋아서 합격이 되었다는 이가 있었다고 한다. 우려한 대로 그이는 학교 현장에서 빌런(villain) 역할을 확실히 하고 있고 그럼에도 어쩌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함에도 해고의 자유가 없음과 기존의 선발 방식을 고수하고 있는 현실을 보노라면 그저 답답할 뿐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다소나마 해결하기 위해서는 평가의 순서를 바꾸는 것도 생각해 볼 일이다. 면접을 먼저 보아서 바른 품성을 갖춘 이들을 선발하고 이들 중에서 필기시험으로 최종 선발하는 것이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원으로서는 갖추어야 할 인격과 품성이 우선이지 지식적 능력이 우선이지는 않기 때문이다. 거짓이 팽배하고 윤리가 무너져 가는 지금의 우리 사회를 생각하면 정작 본인은 풍(風)을 바담풍이라고 하면서도 바람풍으로 읽으라고 가르치는 이가 아니라 본인도 바람풍이라고 하면서 바르게 가르치는 이가 더더욱 절실히 필요하다. 조리사 채용의 가장 큰 문제점도 조리 실력은 전혀 보지 않고 필기시험으로만 선발한다는 것이다. 이는 결국 조리를 잘할 줄 모르는 이라도 조리사로 뽑을 수 있다는 것이며 심지어는 요리는 고사하고 칼로 무 한번 썰어본 경험조차도 없는 이를 채용하였다고 하니 말하여 무엇하겠는가? 하나 이러한 이도 임용을 받으면 급식소 조리실에 바로 투입되어 조리원들을 리드하면서 매일의 조리를 해내어야 한다는 것이다. 조리를 연필로도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기에 먹는 사람으로서는 힘들 뿐이다. 한번은 이러한 문제점을 말하면서 담당자에게 채용 절차를 바꾸어달라고 건의하였으나 현실적으로 조리 실력 검증을 위한 실기 테스트하기가 어렵다는 말만을 들었다. 조리사 채용 절차에 문제점이 있음을 알고도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가 전혀 없음을 직접 듣고 보니 역시 철밥통 공무원이다 싶었다. 최근 들어 조리실 직원들이 하는 말이 우리는 조리하는 사람이지 설거지까지 하는 사람이냐면서 조리만을 하겠다고 하여 설거지를 용역업체에 맡긴 곳도 있다고 한다. 게다가 아이들 점심을 볼모로 하면서까지 스트라이크를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그것을 볼 때면 채용 시 인성도 자세히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물론 받는 급여를 생각하면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지나치다는 말 외에는 달리 표현할 말이 없다. 이대로의 채용 절차라면 언젠가는 학교에 정규직 교사와 조리실이 사라지고 계약제 기간제 교사만을 채용하고 급식 업체가 조리한 음식을 먹어야 하는 때가 도래할 수도 있다. 이런저런 이유와 아이들의 삶에 인품이 훌륭한 교사 밑에서 배움을 가지고 솜씨 좋은 조리사의 음식을 먹는 것만큼 행복한 일도 없으리라는 것을 생각하면 교육계의 지금 인사 채용 절차는 반드시 개선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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