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유재원기자] 제19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이하 DIMF)이 지난달 20일부터 지난 7일까지 18일간 대장정의 축제를 마치고 성황리에 폐막했다.   이번 DIMF는 헝가리, 프랑스, 중국, 일본, 대만, 한국 총 6개국에서 총 29편의 작품이 초청돼 대구 전역 주요 공연장과 도심 곳곳에서 다채로운 공연과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DIMF 자체 제작 뮤지컬, 공식초청작, 창작지원작, 대학생뮤지컬페스티벌 등 폭넓은 장르와 형식의 무대가 펼쳐지며 뮤지컬 도시 대구의 정체성을 다시금 각인시켰다.   개막작으로 무대에 오른 대작 `테슬라`는 DIMF 역사상 최초로 초청된 헝가리 작품이며 대상까지 거머쥔 천재 과학자 니콜라 테슬라의 파란만장한 삶과 업적을 중심으로 한 탄탄한 서사 구조, 웅장하면서도 섬세한 동유럽 특유의 음악과 고난도의 안무, 덤블링을 포함한 역동적인 무대 연출이 어우러져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또한 폐막작 `판다`는 중국의 뮤지컬로 전 연령층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따뜻하고 감성적인 이야기로 마무리를 장식했다. 특히 대한민국에서 큰 사랑을 받은 푸바오 캐릭터가 깜짝 등장해 관객들에게 반가움과 웃음을 안겼고 공연 외에도 포토타임과 관객과 만나는 이벤트 등 다양한 부대행사가 함께 진행돼 가족 단위 관객들의 만족도를 높였다. 풍성한 볼거리와 참여형 이벤트를 통해 공연장을 축제의 장으로 만든 `판다`는 DIMF의 폐막을 즐거운 분위기 속에 마무리했다.   `콩트르-탕`은 프랑스 뮤지컬로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지휘자의 삶을 감각적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클래식, 재즈, 뮤지컬, 드라마가 결합된 구성으로 단 두 명이 출연하고 감정선을 섬세하게 담아낸 연출로 뮤지컬 전문가와 관객 모두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으며 DIMF의 글로벌 레퍼토리에 의미 있는 확장을 이뤘다. 프랑스 뮤지컬의 중소극장형 진수라는 평과 잔잔하지만 힘있는 목소리로 작지만 단단한 서사와 음악이 어우러져 관객에게 깊은 여운과 울림을 남기는 무대였다.   `몰리의 매직 어드벤처`는 대만에서 온 가족극으로 블랙홀에 빠진 소녀가 기억을 찾아가는 여정을 마법과 환상의 세계로 풀어냈다. 대사보다 몸짓으로 표현되는 비언어적 소통과 서커스를 접목한 극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었고 아동 관객은 물론 전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서사와 환상적인 시각효과가 어우러져 큰 호응을 얻었다. 높은 무대 완성도와 보편적인 감정선으로 가족 관객층 확대에 뚜렷한 기여를 했다는 평가다.   `애프터 라이프`는 DIMF가 자체 제작한 창작뮤지컬로 삶과 죽음, 기억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철학적인 서사와 정제된 연출 속에서도 신나는 넘버들로 관객들을 쥐었다 폈다 하며 관객의 마음을 울렸다. “조용하지만 깊이 있는 흐름”, “삶을 이야기하는 무대”라는 관람평 속에 DIMF 대표 레퍼토리로서의 저력을 입증했으며 올해는 일본·중국·말레이시아 등 해외 관계자들도 공연을 관람해 높은 관심을 보이며 글로벌 진출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작년 DIMF 어워즈 3관왕에 오른 `시지프스`는 올해 공식초청작으로 다시 무대에 올라 완성도 높은 연출로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DIMF 어워즈에서 3관왕을 차지한 뮤지컬 `시지프스`는 올해 공식초청작으로 다시 무대에 올라 한층 더 완성도 높은 연출과 깊이 있는 표현으로 관객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설공찬`은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구시립극단, DIMF가 공동 제작한 지역 창작뮤지컬로 대구발(發) 창작 생태계 조성을 위한 실질적 기반을 마련한 작품으로 평가받았다. 조선시대 금서 `설공찬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서사와 대구 출신 배우들의 참여는 지역 창작 역량의 가능성을 보여주며 DIMF가 지향하는 지속 가능한 창작 시스템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윤태호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삼아 일본의 호리프로와 한국 창작진이 공동 제작한 작품 `미생`은 직장인의 현실과 성장을 진정성 있게 그려냈다. 이번 DIMF에서는 일본에서 공연된 실황 영상을 상영하며 관객과 만났고 무대 위 배우들의 섬세한 감정 표현과 현실적인 연출이 영상 속에서도 고스란히 전달돼 관객들의 깊은 공감을 이끌어냈다. 특히 장그래라는 인물을 통해 누구나 겪는 사회 초년생의 불안과 도전 연대의 메시지를 담아내며 세대와 국경을 넘어 울림을 전한 작품으로 평가받았다.나아가 DIMF는 다양한 국가와 문화권의 뮤지컬을 국내에 소개함으로써 제3세계 등 비주류 국가의 작품이 세계 무대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이러한 교류 구조는 한국 창작뮤지컬의 글로벌 진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축제를 통해 상호 성장할 수 있는 글로벌 창작 생태계의 기반을 확장해가고 있다.   DIMF 창작지원사업을 통해 첫 선을 보인 5편의 신작 뮤지컬 역시 각기 다른 색채와 메시지로 관객과 심사위원의 주목을 받았다. 창작뮤지컬상 수상의 영예를 안은 `셰익스피스`는 셰익스피어 실존 논쟁을 유쾌하고 재치 있게 풀어낸 극으로 최근 공연계의 흐름인 여성 중심 서사 구조와 사회적 화두를 정교하게 반영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대본 완성도 면에서도 심사위원들의 만장일치 호평을 받았으며 창작극으로서의 발전 가능성과 탄탄한 구성, 주제 의식이 돋보이는 수작이라는 평을 얻었다.   `시디스: 잊혀질 권리`는 천재 수학자 윌리엄 시디스를 모티브로 인간 존엄성과 사생활 보호라는 사회적 메시지를 깊이 있게 다룬 작품으로 LED와 프로젝션 영상 등 시각적 연출을 적극 활용한 시도가 뛰어났다. 전반적인 프로덕션의 완성도와 무대 구성, 음악, 연기 등에서 고르게 높은 점수를 받았으며 작품성과 상업적 확장 가능성 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갱디`는 유쾌한 상상력과 조화롭게 결합한 시도가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사탕 갱디를 매개로 조선 전란기의 귀신과 소통하는 판타지 서사를 창의적으로 풀어내며 지역성과 대중성을 함께 담아 선보였다.   `히든러브`는 이혼 가정에서 자란 인물의 정서와 내면의 치유를 섬세하고 감성적인 흐름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감성적인 장면 구성과 세련된 드라마 구조가 인상적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며 팝 기반 음악과 따뜻한 메시지를 통해 관객과의 깊은 공감을 이끌어냈다.   `요술이불`은 가족 뮤지컬로서 보기 드문 완성도를 보여주며 심사위원상 수상의 성과를 거뒀다. 관객 집중도가 높고 배우와 창작진의 연기 호흡 및 팀워크가 뛰어났으며 모든 연령대가 함께 공감할 수 있는 따뜻한 서사를 바탕으로 가족 단위 관객의 호응을 얻으며, 향후 정규 공연으로의 발전 가능성 또한 높게 평가됐다. 올해 DIMF 창작지원작들은 무대 언어의 다양성과 실험정신, 사회적 메시지, 정서적 공감력 등 다양한 측면에서 창작 뮤지컬의 지평을 넓히는 계기가 되었으며 향후 국내외 시장에서의 재공연 가능성에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올해 DIMF는 공식초청작과 창작지원작뿐 아니라 대구 시내 구·군 지역과 연계한 특별공연을 선보이며 지역 상생형 축제 모델을 강화했다. 이는 지역 주민이 직접 참여하고 공감할 수 있는 공연을 통해 축제의 외연을 넓히고 지역 문화 생태계와의 연결을 실현하고자 한 시도의 일환이다. 수성구 지역 캐릭터 ‘뚜비’를 주인공으로 창작뮤지컬 <뚜비와 달빛기사단>을, 남구는 고령층 인구 특성에 맞춘 트로트 뮤지컬 <내사랑 옥순씨>를 무대에 올려 각 지역의 특색을 살린 기획으로 주목받았다.   DIMF는 이를 통해 지역 기반 창작 활성화와 생활 속 문화 향유라는 두 축을 동시에 실현하며 지역 문화예술계와의 지속 가능한 협력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뮤지컬 `천년의 불꽃, 김유신`이 특별공연으로 무대에 오르며, 지역을 넘어 APEC 개최지 경주를 중심으로 전국 13개 도시 및 해외 순회 공연으로까지 확장되며 축제의 국제적 위상을 한층 강화했다.   한편 제19회 DIMF 대학생뮤지컬페스티벌에서는 단국대학교가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본선에 진출한 8개 대학(한국 7개, 태국 1개)은 각기 개성 있는 무대를 선보였는데 올해는 참여 대학의 수준이 역대급이라는 평을 받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았다. 이번 대학생뮤지컬페스티벌은 신예 뮤지컬 인재들의 가능성을 보여줬고 지난해부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이 대상에 수여되며 본 페스티벌의 공신력과 위상 또한 높아지고 있다.   또 총 175명의 자원활동가 `딤프지기`는 통역, 홍보, 현장 운영 등 전반에 걸쳐 활약했다. 올해는 특히 몰타, 중국 등 외국인 참가자와 고등학생부터 중장년층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참여해 글로벌 자원활동가 플랫폼으로서의 위상도 함께 강화됐다.   부대행사 또한 다채롭게 운영됐다. 대표 프로그램인 `만원의 행복`은 올해도 동성로 CGV 한일극장 앞 부스에서 전 작품 1만 원에 관람 가능한 가격으로 유지되어 많은 관객이 몰렸으며 거리공연 `딤프린지`, `찾아가는 DIMF`, `하이터치회`, `백스테이지투어`, ‘팬사인회’, ‘포토타임’ 등 시민과 직접 호흡할 수 있는 체험형 프로그램은 축제를 더욱 풍성하게 했다.   한편 영화 `어쩌면 해피엔딩`이 DIMF 단독으로 무료 상영되며 높은 관심을 모았다. 동명의 뮤지컬을 재창작한 이번 영화는 로맨스와 SF 장르의 감성을 스크린으로 확장한 사례로 공연예술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준 의미 있는 시도로 평가받았다.   올해 제19회 DIMF는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축제’라는 본질적 가치를 구현한 해로 평가받는다. 특히 가족 단위 관객의 참여가 두드러졌으며 어린이부터 청소년, 중장년층까지 전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작품이 무대에 오르며 공연의 저변을 넓혔다. 대만의 가족극 `몰리의 매직 어드벤처`, 중국 뮤지컬 `판다`, `요술이불`, `뚜비와 달빛기사단` 등은 남녀노소 모두에게 감동과 즐거움을 전하며 가족 뮤지컬의 강세를 보여줬다. 이러한 흐름은 뮤지컬을 특정 계층의 전유물이 아닌 모두가 공감하고 향유할 수 있는 일상적 예술로 전환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   특히 올해 DIMF는 아시아를 넘어 헝가리, 프랑스 등 다양한 국가에서 초청된 작품들을 통해 다채로운 문화권의 창작뮤지컬을 소개했다. 그 중에서도 대만, 헝가리, 태국 등 제3세계 혹은 뮤지컬 비주류 국가의 공연은 한국을 무대로 세계 관객과 만나는 기회를 얻었으며 이는 DIMF가 글로벌 창작 생태계의 중간 허브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러한 문화 교류는 향후 한국 창작뮤지컬의 해외 진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배성혁 DIMF 집행위원장은 "개막식&축하공연이 기상 악화로 인해 취소돼 아쉬움이 컸지만 결과적으로는 DIMF 본연의 힘인 작품성과 관객의 호응이 더욱 부각될 수 있었다"며 "관객과의 신뢰가 쌓여야 가능한 18일간의 축제였고 우리만의 브랜드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창작과 신진 발굴이라는 DIMF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축제를 넘어 산업적 기능까지 확장해 나갈 수 있도록 앞으로도 고민과 노력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올해 DIMF는 총 5만2664석 규모의 공연 좌석 중 3만3867명이 관람해 64.31%의 객석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와 유사한 수준으로 장마철 개최와 개막식&축하공연 취소 등 불리한 외부 요인에도 안정적인 관객 유입을 이끌어낸 성과로 평가된다. 특히 일부 공연은 80% 이상 객석 점유율을 기록하며 높은 현장 호응을 입증했다. 한편 DIMF는 내년이면 20회를 맞는다. 전 세계가 주목하는 뮤지컬 플랫폼으로 성장한 DIMF는 다가오는 20주년을 기점으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으며, 축제의 역사와 비전을 아우르는 더욱 풍성한 무대를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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