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신일권기자]
치열한 철강 생산 현장에서 원활한 조업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철저한 설비 점검과 유지관리가 필수적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설비를 지키는 정비 엔지니어들의 헌신은 거대한 제철소를 움직이는 숨은 동력이라고 할 수 있다.
포항제철소 제선설비부 임재훈 과장은 광활한 원료 야드에서부터 푸르른 동해를 마주한 하역 항만까지, 여의도만 한 면적의 원료공정 현장을 누비며 설비의 고도화와 안전 개선을 위해 하루하루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현장에 꼭 필요한 성실한 엔지니어’가 되는 것이 목표라는 임재훈 과장. 그만의 성실한 동력과 동료의식을 바탕으로 포항제철소의 설비 안전과 원활한 조업을 그려 나가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안녕하세요. 저는 포항제철소 제선설비부 원료정비섹션에서 근무하고 있는 임재훈입니다. 2017년 3월 포스코에 입사해 EIC기술부와 설비투자그룹을 거치며 정비 기술력과 설비투자 경험을 쌓았고 현재는 포항제철소의 첫 관문인 원료공정에서 정비 기술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담당하고 계신 업무에 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우선 원료공정에 대한 설명이 먼저 필요할 것 같은데요, 이 공정은 해외에서 선박으로 이송된 철광석, 석탄, 석회석 등을 하역해 보관한 뒤 고로(용광로), 소결, 코크스 공장 등 다음 공정으로 안정적으로 수송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 모든 과정에는 하역기, 벨트 컨베이어 등의 대형 설비가 필수적인데요, 저는 이 설비들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수리 및 교체 계획을 수립하는 한편, 문제가 생겼을 때는 신속히 복구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또한 설비 효율 향상을 위한 신기술 도입도 함께 검토하는 등 다양한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업무강도가 매우 높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이 직무를 선택하신 이유가 있을까요?네, 확실히 업무 강도가 낮지는 않습니다. (웃음) 그럼에도 이 부서를 선택한 이유는 정비부서에서 일하며 현장에 대한 이해도와 경험을 쌓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원료공정이 제철소의 시작점이라는 점에서도 큰 매력을 느꼈습니다. 원료공정이 강건해야만 제강, 압연 등 후속 공정들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늘 책임감과 자부심을 갖고 일하고 있습니다.
또한, 저희 정비인들의 끈끈한 조직문화와 소통문화도 직무를 선택한 큰 요인입니다. 자칫 업무에만 몰두하게 되면 쉽게 지치기 마련이지만 때로는 자상한 아버지처럼, 형님, 동생처럼 가족같이 서로를 끌어주고 당겨주는 동료들이 있어 힘들지만 즐겁게 일하고 있습니다.
△최근 일상업무 외에도 여러 TF에도 참여하고 계시다고 들었습니다.네 작년부터 포항제철소 경쟁력 향상을 위해 다양한 TF 활동을 수행하고 있는데요. 먼저 원료 수송의 핵심설비인 ‘벨트 컨베이어 강건화 TF’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벨트 수명향상, 구조물 강건화, 원격점검 시스템 도입 등으로 설비 강건화를 위한 많은 활동들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 ‘원료 하역 조출료 향상 TF’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원료를 하역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포스코는 선박회사에게 체선료를 지불해야하고, 반대로 하역시간이 단축될수록 선박회사로부터 조출료를 받을 수 있는데요. 하역시간 단축을 위해서는 효율적인 하역 스케줄링과 운전원의 역량, 그리고 하역기의 건전성이 가장 중요합니다. 저희 TF는 하역기 전문 점검과 수리, 설비개선 등을 통해 안정적으로 원료를 내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원료 낙광 저감 TF’에 참여하고 있는데요, 컨베이어벨트로 원료를 수송하다 보면 하부에 광석, 석탄이 떨어지며 누적이 되는데 저희는 이것을 ‘낙광’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낙광이 많이 쌓이게 되면, 벨트와의 마찰로 벨트 손상이나 심할 경우 화재가 일어날 수 있는데요, 이를 예방하기 위해 낙광 청소활동 프로세스 개선과 설비 강건화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원료지역 컨베이어 벨트가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고, 하역 선순환 체제를 구축하여 수익성을 향상시켰으며, 낙광 또한 기준치 이하로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어 큰 성취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은 원료공장·원료하역섹션·원료정비섹션 모두가 소통하고 협업하여 이뤄낸 큰 시너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말씀처럼 업무 범위도 넓고, 소속 팀원들도 굉장히 많아서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 같아요. 본인만의 소통 노하우가 있으실까요?맞습니다. 포항제철소에는 수십 개의 공정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원료공정은 여의도 면적에 맞먹는 규모를 자랑합니다. 그만큼 공정 범위도 넓고, 또 저희 원료정비섹션 구성원도 약 50명이나 되기 때문에 무엇보다 소통이 중요합니다.
사무실 간 이동시간이 꽤 긴 탓에, 긴급한 소통과 협업을 위해서 사내 메신저인 팀즈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데요. 이를 통해 영상회의나 공지사항 공유, 의견 수렴 등을 원활히 하고 있습니다.
또 저는 리더님, 부리더님과 함께 각 정비 파트 사무실을 방문해 설비와 업무환경 개선 등을 위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는데요, 직원분들도 늘 반갑게 맞이해주시고, 업무 이야기만 아니라 안부도 물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만들어 주시어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직원분들의 의견을 수렴해 기계정비 사무실을 이전하는 공사도 진행하고 있어 직원분들의 기대가 많이 오르기도 했습니다.
△정비 엔지니어로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과 또 가장 큰 성취감을 느꼈던 순간을 말씀 부탁드립니다.2024년 상반기 고로 개수 작업이 가장 힘들었던 것 같아요. 당시 고로로 원료를 공급해주는 벨트 컨베이어의 성능복원 시공과 고장 복구에 밤낮없이 몰두했었는데요, 저 말고도 운전, 정비부서원들이 정말 고생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비가 온 이후로 땅이 더 굳어지듯, 개수 이후 벨트 컨베이어의 성능복원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서 안정적으로 원료를 공급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IoT 센서를 활용한 벨트 컨베이어 설비 원격점검 모니터링 시스템 도입도 함께 추진하여, 사전에 이상을 감지하고 설비 고장을 줄이는 등 예방정비를 실현하기도 했습니다.
여러 사람들의 밤낮없는 노력에 현재는 고로(용광로), 소결, 코크스 등에 안정적으로 원료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현재 고로에서 쇳물이 쉴 새 없이 뿜어져 나올 때를 보면, 그 때 ‘우리의 고민과 노력들이 안정적인 제철소 운영에 밑바탕이 되었구나’라고 느끼며 성취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저희는 여기서 안주하지 않고 안정적인 원료 하역, 이송 작업을 위해 설비 고도화와 신기술 도입을 적극 진행하여 다음 세대에 더 나은 포스코를 물려주고자 최선을 다할 예정입니다.
△과장님의 길을 걷고자 하는 정비 꿈나무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요?포스코는 예나 지금이나, 대한민국 경제성장의 큰 원동력이며 포스코에서 근무하는 것은 국가 경제발전과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매우 영광스러운 자리라 생각합니다. 포스코는 장치산업인 만큼 그 경쟁력은 설비 본원 경쟁력에서 나온다 하여도 과언이 아닙니다. 국가산업 최전선에서 자부심을 느끼며 역량을 펼치고 싶은 공학도들이 계시다면 주저 마시고 포스코 설비 엔지니어에 지원하시기 바랍니다. 전문기술, 설비투자, 현장경험 등 여러 업무를 마음껏 경험하고 익히실 수 있습니다.
설비부문에서 근무하기 위해서는 기계공학, 전자전기공학, 컴퓨터공학 등 전문기술과 안전을 보는 역량을 꾸준히 키워야 합니다. 그리고, 항상 겸손한 자세로 선후배들과 소통하고 배려한다면 어느 자리에 있던 인정받고 사랑받는 엔지니어가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모쪼록, 향후에 저를 기억하시고 같이 업무하게 된다면 맛있는 점심 한 끼 대접하겠습니다. 포스코 미래 경쟁력인 정비 꿈나무분들 화이팅입니다!
△앞으로의 포부나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포스코 엔지니어 임재훈으로서의 목표는 ‘현장에 꼭 필요한 성실한 엔지니어’가 되는 것입니다. 저희 아버지께서 30여년간 직장생활을 하시며 저에게 말씀주신 것이 있는데요. 조직이 잘 돌아가기 위해선 각자 맡은 자리에서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며, 도움을 베풀고 겸손한 자세로 배우는 것이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 말씀해 주셨습니다. 포스코라는 거대한 조직에서 제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며, 서로 돕고 부족한 부분은 채워가다 보면 ‘현장에 꼭 필요한 성실한 엔지니어’가 되어있지 않을까 합니다.
이를 위해 직장 동료분들께 끊임없이 배우고 노력하며 선·후배들과의 원활한 관계를 유지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요, 목표한 바를 이루어 설비부문 어느 부서를 가던 “임재훈은 우리 부서에 꼭 필요한 엔지니어다.”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이런 소중한 경험을 하게 되어 개인적으로 큰 영광입니다. 아낌없는 지도와 격려를 해주신 부장님, 리더님, 선후배 동료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많이 부족하지만 앞으로도 부단히 노력하여 선배에겐 같이 업무하고 싶은 후배로, 후배들에겐 의지할 수 있고 모범이 되는 엔지니어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또한, 제가 지난달에 결혼을 했는데요. 아낌없는 지원과 격려를 보내주신 부모님, 장인어른, 장모님께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퇴근하면 항상 웃는 얼굴로 반겨주며 지친 마음을 달래 주고 늘 인생의 원동력이 되어주는 우리 와이프, 항상 고맙고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프로필
- 성함 : 임재훈
- 직책/직급 : 일반 / 과장
- 근속연수 : 8.03년 (’17년 03월 20일 입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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