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희숙 혁신위원장이 내놓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전횡과 비상계엄, 탄핵에 대한 사죄문 당헌·당규 명시’ 주장은 황당함을 넘어 당의 본질을 뒤흔드는 자해적 혁신안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당의 위기를 타개할 혁신위가 오히려 당내 갈등을 키우고 국민의힘의 정체성과 투쟁력을 갉아먹고 있으니, 혁신이 아니라 분열이고 자해에 가깝다.윤 위원장은 취임 일성부터 ‘과거사 반성’을 혁신의 중심으로 삼았다. 그러나 지금 국민의힘이 위기에 빠진 이유가 사과가 부족해서인가.오히려 문제는 정작 민주당의 입법 폭주와 30여 회 특검, 사법부 장악 시도, 친정권 특검 난타 속에서도 이를 국민께 적극적으로 알리고, 외부의 부당한 공격에 함께 맞서는 일관된 태도가 부족했다는 데 있다.이런 점에서 장동혁 의원이 지적한 "언제까지 사과만 할 것인가"라는 발언은 오늘의 당 상황을 정확히 꿰뚫는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국민 여론이 50%에 육박했으나 헌법재판소가 일방적으로 탄핵 인용했다. 국민의 뜻을 저버린 정치 재판이었다. 이후 김문수 후보가 대선에 나설 때도 국민의힘은 41%의 지지를 받았다. 이러한 지지율이 19%로 급락하고, TK 지역에서조차 더불어민주당에 밀리고 있는 이유는 결코 ‘이미 탈당한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부족’ 때문이 아니다. 반성이라는 명분으로 반복되는 내분과 지도부 흔들기, 그리고 그 안에서 엇박자를 내는 ‘웰빙 정치’가 국민을 실망시킨 것이다. 장동혁 의원은 당내 분열이 아닌 민주당과의 대외적 투쟁으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힘의 방향을 장동혁 의원이 바로 보고 있다.특히 윤희숙의 당헌·당규에까지 전직 대통령과의 절연을 명문화하겠다는 발상은 지나치게 이념화된 자기 반성일 뿐 아니라, 당원과 지지층에 대한 모욕이다.민주당은 범죄 혐의를 받는 자당 대표였던 대통령을 두둔하며 결속하고, 대선불복이라는 프레임을 구축하는 데 혈안이다. 그와 대조적으로 국민의힘은 스스로를 향해 화살을 겨누며 제 살을 도려내고 있다. 국민이 신뢰를 줄 수 없는 이유다.송언석 비대위원장과 나경원 의원의 윤희숙에 대한 우려도 이러한 연장선에 있다. 지금 국민의힘이 해야 할 일은 반성과 사과가 아니라, 윤석열 정부 붕괴와 국가 기반 약화를 야기한 민주당의 무도함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이를 바로잡을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다. 혁신한다며 자기비하와 과거사 뒤지기만 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지금은 전당대회를 앞두고 국민의 지지를 얻어 진정한 국민의힘을 보여줄 때지, 내부를 흔들며 방향성을 잃을 때가 아니다. 혁신위는 분열적 혁신 구호를 즉각 멈춰야 한다. 혁신위는 새 지도부가 구성되기 전까지는 내부 정비와 여론 청취에 주력하는 ‘준비위원회’로 자처해야 한다.지금 국민의힘이 당면한 과제는 단순하지 않다. 국민 신뢰 회복, 민주당의 폭주 견제, 자유민주주의 수호라는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하나로 뭉쳐야 한다. 사과와 단절의 정치로는 당을 일으킬 수 없다. 윤희숙 위원장은 지금이라도 허황된 혁신안을 거두고, 장동혁 의원처럼 본질적 문제에 주목하는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 그 길만이 국민의힘을 다시 일으킬 수 있는 유일한 혁신 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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