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민영일기자] 안철수 의원이 혁신위원장 사퇴의 명분으로 `인적 청산`을 들고 나오면서 당 주류 교체 문제가 국민의힘 차기 전당대회의 주요 화두로 떠오를 전망이다.그러나 국회의원 임기가 3년가량 남은 상황에서 인위적 출당 조치는 쉽지 않다는 `현실론`도 제기되고 있다.8일 야권에 따르면 안철수 의원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혁신위원장 사퇴와 동시에 차기 전당대회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그간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에게 대선 경선 당시 후보 교체 파동 핵심 관계자였던 권영세, 권성동 의원의 출당을 요구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혁신위원회 파행 이유로 `인적 청산 불발`이 떠오르면서 당내 구주류인 친윤계와 비주류 사이의 계파 갈등도 다시 불붙는 모습이다. 안 의원이 말한 인적 청산의 대상은 친윤계(친윤석열계) 전체를 말하는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청산 대상으로 지목된 권영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페이스북에서 "일부 인사들이 자신의 이익 추구를 마치 공익인 양, 개혁인 양 포장하며 당을 내분으로 몰아넣는 비열한 행태를 보이는 점은 정말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직격했다.반면 5대 혁신안을 띄웠던 김용태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가장 확실하게 국민들께 보여드릴 수 있는 방법이 인적 쇄신"이라며 "주류나 기득권이라고 하는 분들이 똘똘 뭉쳐 있어서 혁신위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안 의원이 던진 `인적 청산`이 당의 주요 이슈로 자리잡으면서, 조만간 열릴 전당대회에서도 주류에 대한 인적 청산을 두고 주류와 비주류의 뜨거운 공방이 예상된다.야권 관계자는 "모두가 혁신을 말하고 있지만, 이번 안철수 의원의 사퇴로 각자 말하는 혁신이 조금씩 다르다는 것이 증명됐다"며 "한쪽은 인적 청산을 말하는 혁신이고, 다른 쪽은 그게 아닌 다른 혁신으로 나뉠 것"이라고 했다.한 재선 의원은 "안철수 의원이 혁신위원회라는 판을 깨면서 인적 청산을 띄운 만큼, 주목도가 올라갔다"며 "전당대회에서도 인적 청산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마련된 것"이라고 말했다.다만 22대 국회 임기가 3년가량 남은 상황에서 인적 청산과 관련한 논의가 현실적이지 않다는 반론도 나온다.친윤계 의원들이 당 주류로 자리 잡고 있는 만큼, 인적 청산을 강하게 주장했다간 당의 분열을 가속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지금은 출당이나 제명 등의 방식보다도 어떤 메시지로 반성하고, 어떻게 당 시스템을 쇄신해 나갈 것인지 논의하는 게 더 현실적"이라고 했다.안철수 의원의 인적 청산 주장을 두고도 뒷말이 많다. 혁신위원장직을 내던지고 전당대회 출마를 하기 위해 지도부가 거절할 수밖에 없는 구실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인적 청산을 하더라도 근거가 필요한데, 지도부 입장에서도 그런 과정을 다 자르고 할 수는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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