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민영일기자] 국민의힘 `안철수 혁신위`가 당 지도부와 충돌하면서 출범 닷새 만에 좌초됐다.대선 후보 교체 당시 핵심 역할을 했던 당 지도부에 대한 안 의원의 인적 쇄신 요구를 당 지도부가 거부한 것이 빌미가 됐다. 일부 혁신위원 인선을 두고서도 의견이 충돌한 것으로 전해졌다.야심차게 띄웠던 혁신위원회가 돌발 변수로 좌초하면서 당 지도부는 적잖게 당황한 모습이다. 당 지도부는 최대한 신속하게 후임자를 발탁하겠다는 계획이나, 다음 달 전당대회를 고려하면 남은 동력이 많지 않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민의힘 혁신위원장 내정자인 안철수 의원은 7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혁신위원장에서 사퇴하고 오는 8월 전당대회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 2일 혁신위원장으로 지명된 지 닷새 만이다.안 의원이 밝힌 직접적인 파행 원인은 `인적 쇄신`이다. 이날 안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대선 후보 교체 논란과 관련해 일종의 정치적 책임을 지는 자리에 있었던 분들"에 대한 인적 쇄신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당시 비상대책위원장과 원내대표를 맡고 있었던 권영세, 권성동 의원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원내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안 의원은 그동안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에게 이들에 대한 사실상 출당 조치를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고 한다.안 의원 측은 "지도부가 의지만 갖고 있으면 직권으로 윤리위원회에 후보 교체 파동 사안을 회부할 수 있다"고 말했다,혁신위원 인선과 관련해서도 충돌했다. 안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비대위 측으로부터) 합의되지 않은 인사를 통과시키겠다는 문자를 받았다"고 전했다. 다만 인선 문제는 혁신위가 파행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는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안 의원의 갑작스러운 사퇴 선언에 당 지도부는 크게 당황한 모습이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안 의원의 기자회견 직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안타깝고 당혹스럽다"고 했다.안 의원의 인적 청산 요구에 대해서도 "대선 백서를 통해 지난 대선 사실관계를 정리하고, 그 부분에 대해 책임질 부분 등이 정해지면 거기에 따라 비대위를 통해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씀드렸다"고 했다.안 의원의 요구에 대해 당내에선 뒷말이 많다. 당무감사나 윤리위원회 조사 등 사실 관계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작정 인적 쇄신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다. 현재 당무감사위원회는 대선 후보 교체 파동과 관련해 당시 지도부 일원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 중이다.한 원내 관계자는 "대선 후보 교체에 관여한 이들이 여럿인데 왜 그들에 대한 언급은 없고 두 명을 콕 짚은 것인가"라며 "사실관계 파악이 먼저인데, 지도부가 받을 수 없는 요구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일각에선 안 의원이 전당대회 출마 명분을 잡기 위해 이같은 인적 쇄신안을 내세운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예견된 참사"라고 평했다.원내대표 선거 공약으로 야심차게 내세웠던 혁신위원회가 첫 단추부터 꼬이면서, 송 비대위원장은 체면을 구기게 됐다.당 지도부는 신속하게 후임 혁신위원장을 선출한다는 계획이나 당이 계획하고 있는 전당대회까지 한 달 남짓 남았다는 점에서, 다음 혁신위원회가 출범하더라도 혁신안을 발굴할 동력이 마땅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철수 혁신위` 역시 실효성에 물음표가 붙은 상태였다.이 때문에 혁신위원회 출범 없이 곧바로 전당대회를 준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후보들마다 혁신 과제를 내세워 토론하는 `혁신 전당대회` 등이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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