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병원이 운용 중인 닥터헬기가 출범 12주년을 맞았다. 지난 12년 동안 총 3643회 출동하며 전국 최다 실적을 기록했고, 3458명의 중증 응급환자를 이송하며 수많은 생명을 살려왔다. 이는 단순한 통계를 넘어, 경북이라는 의료 취약 지역에서 생명선 역할을 해온 성과다. 경북은 산악 지형이 많고 광역지자체 중 가장 넓은 면적을 가졌지만, 의료 인프라는 부족한 편이다. 의과대학과 상급종합병원이 하나 없이 광범위한 지역을 커버해야 하는 의료 현실 속에서 닥터헬기의 존재는 그 자체로 `하늘을 나는 응급실`이다.문경, 봉화, 울진, 영양, 의성 등 교통 오지라 불리는 지역에서도 닥터헬기는 40분 내 도착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 응급구조사, 간호사, 항공 운항팀으로 구성된 의료진은 중증외상, 뇌질환, 심장질환 등 생명이 위급한 환자들에게 신속한 응급처치를 제공해왔다. 이러한 노력은 단순히 병원 차원을 넘어, 지역 공동체의 생명을 지키는 공공 의료 시스템으로 자리잡고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주민들이 헬기 소음과 비산먼지 등을 이유로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는 보도는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물론 주민들의 생활 불편도 귀 기울여야 할 문제다. 그러나 닥터헬기는 단순한 교통 수단이 아니다. 생명을 살리는 장비이며, 어쩌면 다음에 탑승할 수도 있는 사람이 바로 가족일 수도 있다. 응급의료 수단을 대하는 사회의 태도는 성숙한 공동체의 척도다. 불편보다 생명을 우선하는 인식이 자리 잡아야 한다.경북도와 각 지자체는 닥터헬기의 필요성과 성과를 명확히 인식하고, 장비 보강과 인력 확충, 정비 시스템 개선 등 실질적인 지원에 나서야 한다. 특히 태풍·장마·야간 등 기상악화 상황에서도 차질 없이 운영될 수 있도록 운영체계와 비상 대응 훈련을 철저히 해야 한다. 응급의료 접근성은 지역 정주 여건의 핵심 요소이기도 하다. 도시와 농·산촌의 생명 안전망이 유사해야 지역 소멸을 막고 국토균형 발전을 이룰 수 있다.다가올 2025년 경주 APEC 정상회의의 협력병원으로서 안동병원의 응급의료 역량은 국제적 기준에도 부합하는 시스템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기회를 통해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관심과 예산 지원도 이끌어내야 한다. 생명을 구하는 현장은 현란한 정치와 경제 논리보다 국민의 애절함과 절박감이 가득한 곳이다. 생명을 구하기 위한 맹활약해 온 닥터헬기 운용진·의료진에 박수를 보내며, 안전을 기반으로 더 소중한 활동들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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