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가 원자력·수소 산업을 집중 육성하기 위한 500억원 규모의 ‘에너지 첨단산업 벤처펀드’ 조성에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원전산업성장펀드’ 운영사 공모에서 인라이트벤처스㈜와 함께 최종 선정되며 내년부터 본격적인 펀드 운용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는 원자력 수소 국가산단과 SMR(소형모듈원자로) 산업단지 조성과 연계해 지역 중소·벤처기업을 지원하고, 미래 에너지산업의 기술 자립과 경쟁력 강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이번 펀드는 모태펀드 350억원을 비롯해 경북도·전남도, 도내 시·군의 출자금, 그리고 20억 원 내외의 민간자금으로 구성된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민간이 협력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단순한 보조금이나 공공개발에 머무르지 않고, 벤처투자 형태로 전환함으로써 민간 주도의 산업생태계 조성을 유도하겠다는 발상이 돋보인다.그러나 그 성공은 결코 보장되는 것이 아니다. 이미 정부 주도의 펀드들이 낮은 수익률과 까다로운 구조로 인해 민간 투자자나 기업들로부터 외면받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번 벤처펀드 역시 참여자 모집이 쉽지 않고, 첨단기업들 또한 정부와 국민이 투자자로 나서는 데 따른 부담으로 참여를 주저할 수 있다. 실제로 자산 운용은 높은 전문성과 시장 감각이 요구되는 영역이다. 민간 운용사가 있다 하더라도, 지자체가 주도하는 사업인 만큼 의사결정의 유연성과 실효성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이 펀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보완책이 필수다. 우선 철저한 사전 검증을 통해 투자 대상 기업을 신중히 선정해야 한다. 기술력과 시장 가능성이 있는 유망기업에 집중 투자해 실질적 성과를 끌어내야 한다. 다음으로 수익성과 공공성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펀드 구조를 탄탄히 설계하고, 민간 출자자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투명한 운용 체계를 갖춰야 한다. 마지막으로 도와 시·군, 정부 간 역할 분담과 지원 체계를 명확히 하여 행정력 낭비 없이 효율적으로 운용될 수 있어야 한다.에너지 첨단산업은 지역을 넘어, 국가 차원의 산업경쟁력을 좌우할 중대한 분야다. 이번 벤처펀드가 민간 주도산업 패러다임 전환의 마중물이 되기 위해, 경북도는 그 누구보다 신중하고 체계적인 실행력을 보여줘야 한다. 지역 발전과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도모하려는 노력의 결실이 지역 산업생태계와 국가 기술경쟁력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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