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사는 더 이상 일부의 불행한 사건이 아니다. 복지의 사각지대에서 삶의 마지막 순간조차 혼자 맞이해야 하는 현실은 인간 존엄의 붕괴이자, 공동체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경고다.    대구시가 발표한 고독사 위험군 실태조사는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드러냈다. 전체 7만8천여 가구 중 7.6%가 고독사 위험군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남성, 고령층, 이혼·사별자, 질병으로 인한 무직자, 복지 수급자 등 사회적·경제적 약자에게서 위험 비율이 높았다.주거 형태도 중요한 요인이다. 쪽방이나 고시원, 원룸 등 주거 취약지에 거주할수록 고독사의 가능성은 커졌다. 복지 수급자의 고위험군 비율이 비수급자보다 약 6배에 달한 것은 ‘복지대상자일수록 더 고립된다’는 아이러니를 낳고 있다. 이는 단순히 복지정책을 늘리는 것으로 해결되지 않는, 관계의 단절과 사회적 연결망의 부재를 시사한다.다행히 대구시는 이 문제를 인식하고 즐거운 생활 지원단(즐생단), AI 돌봄 서비스, 생명의 전화, 24시간 AI 돌보미 사업 등을 통해 맞춤형 대응에 나서고 있다. 특히 복지수급정보와 연계한 선제 개입 체계를 준비 중인 점은 향후 효과적 대응을 위한 중요한 기반이 될 수 있다.고독사는 삶의 마지막이 아니라, 그 사람의 삶 전체가 외면당한 결과다.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할 과제다. 고독사를 막기 위한 체계적 조사와 지속적인 관심, 공동체 차원의 연대가 절실하다. 정부와 지자체는 물론 이웃과 사회 전체가 나서야 한다. 그것이 곧, 인간의 존엄을 지켜내는 최소한의 울타리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 제보하기
[메일] jebo@ksmnews.co.kr
[카카오톡] 경상매일신문 채널 검색, 채널 추가
유튜브에서 경상매일방송 채널을 구독해주세요!
댓글0
로그인후 이용가능합니다.
0 / 150자
등록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이름 *
비밀번호 *
비밀번호를 8자 이상 20자 이하로 입력하시고, 영문 문자와 숫자를 포함해야 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복구할 수 없습니다을 통해
삭제하시겠습니까?
비밀번호 *
  • 추천순
  • 최신순
  • 과거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