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우리모두가 우려하고 걱정하는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됐다.
기상청은 올 장마는 7월 말까지 이어지고 장마 기간 많은 비와 무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예보했다.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로 한반도의 장마형태는 근년들어 국지적으로 짧은 시간에 엄청난 비를 퍼붓는 모양새로 바뀌었다. 지난해는 경북 상주시 모서면이 689㎜를 기록했고, 북부권 24개 읍·면·동에서도 500㎜ 이상의 폭우가 쏟아졌다.또 지난 주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충청지역에 170mm 가까운 폭우가 내리고, 전국에서 인명피해는 없으나 공공시설과 옹벽 붕괴와 같은 비 피해가 일어났다고 밝혔다.특히 여름철 짧은 시간에 폭우가 쏟아지는 국지성 호우가 자주 발생하면서 산사태 위험 또한 해마다 한층 높아지고 있다.기상청의 `2024년 이상기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연 강수량은 1414㎜로 평년 수준이었지만, 지역별로는 기록적인 강우가 잦았다고 한다. 부산, 양산, 안동, 상주 등지에서는 1일 강수량 최고치를 기록했고, 안동의 경우 하루 211㎜가 쏟아졌다.이러한 집중호우는 산림을 포함한 지역 사회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국토의 63%가 산림으로 덮여 있다.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은 급경사지로 구성돼 있으며, 집중호우나 산불 발생 시 산사태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한다.특히 지난 3월 경북 지역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은 그 대표적 사례다. 강풍과 건조한 날씨가 며칠간 이어지며 10만㏊ 이상의 산림이 잿더미가 됐다. 하지만 진짜 위험은 그 뒤부터 시작된다. 산불로 파괴된 산지는 유기물이 타버려 식생이 회복되지 못하고, 표토가 노출되며 뿌리 구조도 사라진다. 산은 결국 물을 머금지 못하고 빗물이 땅에 스며들지 못한 채 지표를 따라 흘러내리면서 대규모 토사 이동과 산사태로 이어지게 된다.전국 산림의 약 65%는 2023년 말 기준 경사도 20도 이상의 급경사지로 분류된다. 특히 영남권은 산림과 주거지역이 맞닿아 있는 곳이 많아 피해 위험이 매우 높다.따라서 산불 피해지를 조기에 진단하고 사면 안정화 조치를 시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산림청은 피해 규모가 큰 지역에는 사방댐과 계류보전시설을 설치해 침식과 토사 유출을 막고 생활권 보호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산사태 예·경보 체계를 점검하고, 주민대피시설을 관리하는 등 선제적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하지만 자연재난은 행정당국만 믿고 있어서도 안 될 일이다. 주민 스스로가 재난 의식을 갖고 집중호우 시 TV, 라디오, 마을 방송을 통해 기상 상황을 확인하고, 평소 집 주변 배수로와 물길을 점검하는 등 장마철 집중호우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또한 대피소 위치, 비상 연락망을 사전에 숙지하고, 실제 재난 발생 시 신속히 행동에 옮길 수 있는 훈련과 인식이 필요하다.올해 장마도 지난해처럼 짧은 시간에 많은 비가 쏟아지는 돌발 폭우가 예상된다고 한다. 이제 앞으로 한 달 동안 정부와 지자체는 물론 우리모두가 경각심을 가지고 `천재(天災)는 피할 수 없지만 철저한 대비로 인재(人災)는 막아야 한다`는 유비무환(有備無患)의 자세로 재해예방에 함께 나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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