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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아이앤지캠퍼스 박희광 대표이사 - 공학박사/경북대학교 대학원 과학기술실용공학부 외래교수 |
"너는 이 백성의 지도자 모세의 종이 죽었으니 이제 너와 이 모든 백성은 일어나 내가 그들 곧 이스라엘 자손에게 주는 땅으로 건너가라"(수 1:2). 모세 이후 새로운 지도자가 필요한 시대에 하나님께서 여호수아를 세우신 것처럼, 한동대학교도 새로운 세대를 위한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한 때에 이르렀습니다.
2025년, 한동대학교가 설립 30주년을 맞았습니다. "여호와의 말씀에 내 생각은 너희의 생각과 다르며 내 길은 너희의 길과 다름이니라"(사 55:8). 지방의 작은 도시, 경북 포항에서 시작된 이 대학이 '기독교 정신에 기초한 전인교육'이라는 차별화된 철학을 바탕으로 학부교육 중심 대학이라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낸 것은 분명 하나님의 섭리였습니다.
한동이 지성과 영성을 함께 기르는 교육, 실력보다 인격을 먼저 묻는 교양수업, 세계를 품는 글로벌 비전으로 많은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감동을 준 것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저 역시 자녀를 한동에 보낸 학부모로서, 한동이 걸어온 지난 30년을 진심으로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오늘 이 글은 쓰는 이유는 단순한 회고가 아닙니다. 앞으로의 30년을 향한 새로운 결단을 요청드리고 싶기 때문입니다. 한동은 지금, 결정적 전환점에 서 있습니다. 더 나은 교육, 더 강한 리더십, 그리고 더 분명한 사명으로 거듭나야 할 시기입니다.
▲한국의 지도자 양성 시스템, 어디에 있는가
솔직히 말하자면, 현재 대한민국에는 제대로 된 지도자 양성 시스템이 없습니다. 기존의 교육 체계는 여전히 관료 양성에 치중되어 있고, 정치권은 세습과 파벌 논리에 매몰되어 있습니다. 법조계와 의료계는 각각의 전문성은 뛰어나지만 사회 전체를 아우르는 통합적 리더십과는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반면 선진국들은 이미 체계적인 지도자 양성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습니다. 하버드 대학교의 케네디 스쿨은 '공공정책, 행정학, 국제관계학 분야'에서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공공 부문 지도자를 양성하고 있습니다. 1936년 설립되어 '공공 분야 리더의 양성'을 목표로 운영되고 있으며,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엘렌 존슨 설리프 아프리카 대륙 최초의 여성 대통령, 리센룽 싱가포르 총리 등 세계 정치 경제를 주름잡는 지도자들을 길러냈습니다.
예일대학교 역시 "학문의 증진, 학자 양성, 미래 지도자와 전문가들을 발굴하고 키워내는 초석"을 자임하며 오랜 전통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이들 대학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서, 실제 정치와 행정, 국제관계의 현장에서 필요한 실무 역량과 판단력, 그리고 무엇보다 공적 책임감을 체계적으로 교육하고 있습니다.
▲세상을 변화시킬 지도자를 길러내라
우리 시대에는 진정한 지도자가 절실합니다. 바로 이곳 포항에서 그 모범을 찾을 수 있습니다. 포항제철(현 포스코)을 설립한 박태준 회장의 삶이 그것입니다. 1968년 포항제철 초대 사장이 되었습니다. 당시 아무것도 없던 포항 바닷가에 제철소를 건설하겠다는 그의 비전을 두고 많은 사람들이 '모래 위에 성을 쌓는 일'이라며 비웃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사업보국(事業報國)'의 신념으로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어냈습니다. 더 나아가 '교육보국(教育報國)'의 정신으로 포항공과대학교를 설립하여 과학기술 인재 양성에 헌신했습니다.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여호와시니라"(잠 16:9). 그의 삶은 명확한 사명과 소명 의식이 한 사람을, 한 도시를, 나아가 한 나라를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생생한 증거입니다.
오늘날 대한민국은 심각한 소득 양극화, 기후위기, 저성장, 지역 소멸 등 구조적 문제들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런 시대에는 단순히 유능한 전문가가 아니라, 국민이 신뢰하고 따를 수 있는 '존경받는 지도자'가 절실합니다. 개인의 성공이 아닌 공동체의 번영을 추구하고, 자신의 이익보다 사회적 책임을 우선시하는 진정한 공복(公僕)이 필요한 것입니다.
기독교 대학으로서 한동은 지금까지 '착하고 성실한 사람'을 길러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마 5:13-14)는 말씀처럼, 이제는 더 나아가 '세상을 변화시킬 지도자'를 배출해야 합니다.
한동대학교는 그 가능성을 충분히 가지고 있습니다. 수많은 졸업생들이 창업가,변호사,의사로, NGO 활동가로, 국제기구 전문가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냉정하게 말하면, 아직 우리 사회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지도자'로까지 성장한 인물은 많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명확합니다. 세상의 중심에서 방향을 제시하고 책임지는 법, 갈등을 품고 조정하는 법, 대중의 신뢰를 얻는 법을 제대로 가르친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여전히 '개인의 영성'에만 집중하고 있지, '공적 리더십'을 체계적으로 교육하지 못했습니다.
한국 사회는 지금 리더십 공급의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기존의 엘리트 집단은 신뢰를 잃었고, 새로운 대안 세력은 아직 준비되지 않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동대학교가 나서지 않으면, 도대체 누가 나서겠습니까?
▲리더십의 학교로 거듭나야 할 때
이제 한동대학교는 '리더십의 학교'로 거듭나야 합니다. 단지 경건하고 성실한 사람을 넘어서, 세상의 구조적 문제에 맞서고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할 줄 아는 공적 리더를 길러내야 합니다. 신앙의 깊이와 더불어 정치적 현실감각, 경제적 통찰력, 국제적 안목을 겸비한 차세대 리더를 양성해야 합니다.
그 시작은 대학의 리더십부터 새로워져야 합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유지'가 아니라 '도전', '안정'이 아니라 '변화'입니다. 미래 100년을 준비할 새로운 비전과 리더십이 바로 지금 이 시점에서 시작되어야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공공정책대학원의 설립, 정치리더십 프로그램의 개발, 국제관계 및 외교학과의 신설 등을 고려해야 합니다. 또한 현직 정치인, 고위 공무원, 기업가들과의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실무적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
▲한국 사회의 희망이 되기를
저는 한동대학교가 한국 사회의 희망이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공정과 기회의 모범이 되고, 신앙과 실력을 겸비한 지도자를 키우는 학교로 우뚝 서기를 바랍니다. 한동이 한국 사회의 공적 리더십의 요람이 되어, 다음 세대가 이 학교를 '세상을 바꾸는 사람을 길러내는 곳'으로 기억하기를 소망합니다.
"여호와의 이름으로 오는 이가 복이 있음이여"(시 118:26). 자녀를 한동에 보내고, 이 학교를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한동의 새로운 30년, 그리고 100년을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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