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민영일기자]대선을 사흘 앞두고 박근혜·윤석열 두 전직 대통령이 등장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김 후보로의 보수 결집을 경계하는 더불어민주당은 댓글 여론조작 의혹을 집중적으로 부각하며 진보 진영 결집을 꾀했다.대선이 가까워지면서 상대 당과 후보를 향한 고발전 수위도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전날(5월 31일) 김 후보를 지지해달라고 국민에게 호소했다.이동호 전 여의도연구원 상근부원장은 서울 광화문에서 전광훈 목사 주도로 열린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 집회에서 "이 나라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나라를 정상화하기 위해서 오는 6월 3일 반드시 투표장에 가셔서 김문수 후보에게 힘을 몰아주시기를 호소드린다"는 내용의 윤 전 대통령 호소문을 대독했다.박 전 대통령은 같은날 대구 민심의 바로미터로 통하는 서문시장을 찾아 시민들을 만났다. 박 전 대통령이 2017년 파면 이후 서문시장을 공개적으로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정치적인 발언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측근인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 등이 수행하면서 사실상 김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는 평가가 나온다.그동안 발표됐던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는 당의 텃밭이라고 할 수 있는 대구·경북(TK)에서 좀처럼 압도적 지지를 받지 못했다.이런 이유로 과거 `선거의 여왕`으로 불렸던 박 전 대통령의 이번 방문이 TK의 김 후보에 대한 `압도적인` 투표로 나타날지 관심이 쏠린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윤 전 대통령의 김 후보 지지 소식을 듣자 "이 내란 세력들 때문에 나라를 다시 반듯하게 되돌려놓자고 대통령 선거를 다시 하는 것 아니냐"며 "(관련 소식을 접하고) 기가 차서 말이 안 나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윤 전 대통령의 김 후보 지지는) 극우 내란 후보 김문수 후보를 앞세운 내란 수괴 윤석열의 주권 찬탈 지령"이라며 "결코 주권자 국민께 권력을 내주지 않겠다는 독재자의 오기만이 읽힌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두 전직 대통령이 대선판 한가운데 등장함으로써 보수진영의 총결집, 이에 따른 표의 확장 효과를 막기 위해 댓글 여론조작을 집중적으로 부각했다.인터넷 매체 뉴스타파는 이승만·박정희를 지지하는 역사 교육 단체 `리박스쿨`이 늘봄학교 자격증 지급을 미끼로 `자손군`이라는 댓글팀을 모집해 운영하고 초등학교 방과 후 강사로 일하게 하며 학생들에게 극우 교육을 하도록 유도했다고 보도했다.이 후보는 이같은 소식에 "이렇게 특정 정당이 조직적으로 관여해서 정말 용서할 수 없는 민주주의 파괴 행위를 한 것이라면 반드시 그 진상을 잔뿌리 하나까지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며 "아울러 엄정한 책임을 물어서 내란 사건처럼 다시는 이런 조작을 꿈도 꿀 수 없게 꼭 만들어야겠다"고 말했다.조 대변인은 "극우 단체가 일상적이고 조직적인 여론 조작으로 김 후보와 국민의힘을 지원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며 "김 후보와 국민의힘은 저열한 여론조작에 어디까지 가담했는지 실토하라"고 촉구했다.중앙선대위는 댓글 조작 의혹에 대응하기 위해 윤호중 총괄본부장의 지시로 `댓글 조작 및 선거 부정 신고센터`를 설치·운영하기로 했다.고발전도 달아오르는 양상이다.국민의힘은 이재명 후보와 이 후보의 장남을 증여세 포탈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고,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통령 후보의 TV토론회 발언에 대해 허위 사실이라고 고발한 민주당과 시민단체를 무고 혐의로 맞고발했다.민주당은 극우성향 댓글팀 `자손군`을 고발 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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