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서상진기자]제21대 대통령 선거를 겨냥한 대한의사협회 `정책제안서`가 각 정당 대선후보 캠프에 전달된 가운데, 해당 정책제안서에 대한 각 정계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대한의사협회는 지난 10일 정책제안 보고회를 개최, `성장·지속·균형` 세 가지 키워드를 바탕으로 한 제안서를 공개했다.의협은 이번 대선이 `의료사태` 속에서 치러진다는 점에 우선순위를 뒀다. 의정갈등의 원인을 타개하고자 의료거버넌스 혁신을 첫 번째 어젠다로 잡은 것이 대표적이다.다만 이번 정책제안서는 국민 눈높이에 맞춘 복안이 많은 비율로 담겨 있다는 평가를 함께 받고 있다. 올해 새롭게 구성된 대한의사협회 대선기획본부의 전략이 담긴 결과다.민복기 대한의사협회 대선기획본부장은 제안서를 설명하면서 "그간 의사들을 향해 `정무적 감각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있었음을 인지하고 정치인들의 니즈에 맞는 개념을 제안서에 담고자 노력했다"고 전했다. 의료계의 니즈와 정치적 니즈의 접점을 찾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는 설명이다.가장 대표적인 부분이 장기 계획. 의협은 장기계획에서 미래의료체계 구축을 위한 비전을 제시했다. 아젠다로는 글로벌 의료 인재 양성과 미래의료 기술 개발 및 의료산업 혁신을 구상했다. `지속가능한 미래 의료체계 구축, 모두를 위한 보편적 의료서비스, 신뢰하고 안심하는 의료환경 조성`등 미래지향적인 용어를 선정한 3가지 대주제도 이런 평가를 받는 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정계 인사들 역시 대한의사협회 정책제안서를 평가하면서 이 부분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국회 관계자는 "의협의 정책제안서는 다른 때와는 큰 차이를 보인다. 국민 눈높이에 맞춘 용어 선정이나 내용이 담겼다는 점에서 그렇게 느낀다"고 총평했다.이어 "국민의 눈높이에 맞춘다는 것은 정당에서도 자주 접하고, 활용하는 내용과 용어를 선정했다는 의미다. 각 당에서 공약을 선정할 때, 의협의 정책 제안이 많은 부분 반영됐다고 느낄 수 있다. 그 핵심이 여기에 있다"고 전했다.의료대란 속에서 제안된 정책 제안인 만큼, 무시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라는 평가도 있다.또 다른 국회 관계자는 "의료대란 속에서 나온 의협의 요구가 정리된 문서다. 정당에서 의료정책을 공약으로 세울 때, 의사 대표단체의 제안서를 무시할 순 없다"면서 "정당 차원에서도 지난 의료사태 속에서 의료계와 접촉을 많이 했기 때문에 한 번쯤은 논의됐던 내용인데, 제안서에도 담겼다면 더 힘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정부에서는 의사단체라는 특색이 조금 옅어진 부분이 아쉽다는 평가도 나왔다.보건복지부 고위 관계자는 "대한의사협회에서 나온 정책제안서를 흥미있게 살펴봤다. 다른 때보다 의료계만의 입장을 조금 벗어난 제안들이 많이 담겼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평가했다.또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겠다는 의도로 해석되지만, 개인적으로는 좀 더 색깔을 드러냈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있다"면서 "전문가 단체, 의료 단체만이 낼 수 있는 목소리만을 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평가는 엇갈렸지만, 다른 대선·총선에서의 정책제안서에 비해 국민 눈높이에 맞췄다는 데 의견이 모인 셈이다.민복기 대선기획본부장은 "정책제안서는 초안을 먼저 각 의원실 등에 보낸 뒤 수정을 여러번 거쳤다. 각 정당에서 원하는 방향이 있기 때문에 피드백을 받으면서 정당별 보완 작업도 했다"며 "이번 의협 대선기획본부가 구성된 이후, 어느정도 진일보한 측면이라고 본다"고 자평했다.의협은 제안서에서 △지속가능한 미래 의료체계 구축 △모두를 위한 보편적 의료서비스 △신뢰하고 안심하는 의료환경 조성 주제로 분류, 28가지 정책 방안을 포함했다.7가지 세부 어젠다는 △의료거버넌스 혁신 △글로벌 의료 인재 양성 △미래의료 기술 개발 및 의료산업 혁신 △일차의료 중심의 의료·돌봄 활성화 △필수의료 안정적 제공을 위한 체계 구축 △지역의료 격차 해소 △의료분쟁 예방과 의료현장 신뢰 회복이다.장·중·단기별 핵심 안건도 꼽았는데, 장기 정책으로 `보건의료 산업 혁명`을 꼽았다. 우수 인재들이 몰려있는 의료계의 역량을 활용, 국가의 기반 산업이 보건의료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중기계획으로는 보건부 독립, 단기 계획은 의료대란 해결 방안을 각각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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