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민영일기자] `보수 텃밭`으로 통하는 영남권 민심이 흔들리고 있다.최근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대구·경북(TK)과 부산·경남(PK) 지역 지지율이 모두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이 후보가 대선 시작 전부터 민주당 약세인 TK·PK 지역에서 역대 대선 최고 득표율을 목표로 지역 중도층을 공략한 게 통했다는 해석이 나온다.20일 정치권에 따르면 리얼미터가 14~16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다자 대결에서 이재명 후보는 50.2%를 얻어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35.6%)와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8.7%)를 앞섰다.주목할 점은 이재명 후보의 TK·PK 지역 지지율이다. 민주당 내에서는 이번 대선에서 TK 30%, PK 40%대 득표율까지 기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이 후보는 TK에서 전주 대비 8.2%p 상승한 43.5%를 기록했다. 여전히 김문수 후보(44.9%)에겐 밀리지만 목표로 했던 30%를 10%p 넘게 웃돈다.
PK에서는 오히려 이재명 후보가 49.1%를 기록해 김문수 후보(39.4%)를 10%p 가까이 앞서고 있다.이같은 지지율 반전은 지역 강경 보수가 아닌 중도층 민심이 움직인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민주당 중앙선거대책관리위원회 관계자는 "내란 때문에 더 깊어진 경제 위기 속에서 이재명 후보가 강조한 실용주의, 경제 성장 중심주의에 영남권 보수층이 아닌 중도층 유권자가 반응한 결과"라며 "경제 이슈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중도층"이라고 주장했다.이재명 후보는 실제 영남권에서 `죽어가는 민생 경제 앞에 이념·진영·지역은 중요하지 않다`며 실용주의를 전면에 내세웠다.이재명 후보는 지난 13일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북 구미를 찾아 "박정희 정책이면 어떻고, 김대중 정책이면 어떠냐. 먹고사는 문제가 제일 중요하다"며 `흑묘백묘론`을 주창하기도 했다.민주당 선대위는 이재명 후보의 기조에 발맞춰 오랜 시간 TK·PK 지역 내 포진한 원전과 석유화학, 철강, 중화학공업 등 주요 산업 단지를 방문해 중도층 민심을 직접 챙겼다.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TK·PK 내 산업 단지는) 전력 문제 대책이 없으면 표를 안 주는데 지난 민주 정권에서 탈원전을 하면서 이 지역들 표가 다 이탈했을 것"이라며 "이번에는 고충을 직접 들으면서 탈원전 아닌 에너지 믹스를 한다고 선언하니 다시 산단 노동자들과 중소기업이 돌아오고 있다"고 했다.이밖에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이 이번 선거를 헌정 수호 세력 대 헌정 파괴 세력의 대결이라는 프레임으로 규정하려는 움직임도 영남권 중도층 표심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동시에 민주당이 선대위를 꾸리면서 보수 인사를 대거 영입한 여파도 있었다는 해석이 나온다.한편 이번 조사는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100%) 자동응답 방식,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8.4%였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