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이 연이어 두 거물급 정치인을 향해 던진 메시지는 현재 정치권의 부끄러운 치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하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한 비판이며, 다른 하나는 한 때 같은 당이었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을 향한 충고다. 여야 대표를 역임한 인사들에게 향한 이번 발언들은 지역 민심과 정치적 책임, 그리고 정치인의 품격에 대한 화두를 동시에 던져준다.먼저, 권 의원은 이재명 대표가 대구·경북(TK) 지역 유세에서 "재명이가 남이가"라며 경북 안동 출신임을 내세운 점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자신의 고향도 안동이지만 이 대표가 같은 고향 사람인지를 이번 대선 통해 처음 알았으며, 수년간 거대 야당 대표 권력을 갖고서 과연 고향을 위해 한 일이 뭔가라고 일침을 가한 것이다. 권 의원은 특히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대구시가 병상 부족으로 타 시도에 협조를 요청했지만,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재명 대표가 이를 거절했던 일을 상기시켰다. 전국의 많은 광역지자체들이 고통 나눔 차원에서 협력했지만, 가장 많은 병상을 가진 경기도가 외면했다고 비판했다. 그러한 그가 지금 와서 고향을 들먹이며 표심에 호소하는 것은 염치없는 일이라며 사과를 먼저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정치인은 위기 상황에서 지역을 위해 어떤 행동을 했는지가 지역민의 기억에 더 깊이 남는다. 이재명 대표가 진정으로 TK 민심을 얻고 싶다면, 단순한 구호보다 과거의 입장에 대한 반성과 실질적인 지역 공약을 내놓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또한 권 의원은 과거 동료 정치인이었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에게는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김문수 후보가 홍 전 시장의 협조를 구하기 위해 미국까지 특사단을 보낸 일을 언급하며, "도와주지는 못하더라도 방해는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동시에, 홍 전 시장이 당을 통해 거의 모든 요직을 거쳤음을 상기시키며, 당의 어려움에 힘을 보태야 한다는 도의적 책임도 강조했다.권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정치인의 `품격`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야당이든 여당이든, 진정한 지도자는 말보다 행동으로 신뢰를 쌓아야 한다. 지역을 찾는 이유가 선거철 표 계산 때문이라면 이는 곧 드러날 수밖에 없고 유권자들을 기만당했다고 판단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개인적 감정이 정당 전체의 대선 전략과 선거운동을 해치는 방향으로 흘러서는 안 된다.
정치가 실종된 시대다. 그러나 이런 때일수록 지도자의 책임 있는 언행과 일관된 행동이 민심을 얻고, 당의 미래를 밝히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 권영진 의원의 이번 지적은 위기 속 올바른 정치인의 행보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지적한 적절한 발언이다.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