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최종태기자]포항시가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수종 전환사업을 실시하면서 수십년 수령의 울창한 나무들이 마구잡이로 잘려 나가며 벌거숭이 산으로 변모하고 있다.등산 애호가들이 자주 찾는 포항시 북구 창포동 숲이 포항시의 늑장 방제작업으로 재선충병이 확산되자, 마침내 시는 수종전환사업으로 전환해 울창한 숲 30만㎡를 없애고 민둥산으로 만들어 버렸다. 이 과정에 수백 그루의 활엽수들이 무분별하게 잘려 나간 것으로 드러나, 시의 부실한 관리감독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수종전환사업 지침에 따르면 소나무만 베어내기로 되어 있지만, 울창한 활엽수들이 닥치는대로 잘려 나가, 벌목업체가 기준을 무시하고 임의적으로 작업했는지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요구된다.업체가 방침을 어기고 영리를 목적으로 활엽수를 고의적으로 베어냈다면 이에 따른 책임을 물어야 하기 때문이다.특히 창포산은 아름드리 소나무 및 참나무들이 많아 등산객들이 자주 찾는 곳이지만,무분별한 벌목작업으로 여름철 집중호우시 산사태 우려가 나온다. 장마철 많은 비가 내릴 시 산사태로 산 아래에 있는 농장과 농작물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것으로 보여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정침귀 포항환경운동연합 대표는 “포항시와 산림청은 기후 위기에 육지의 탄소 저장소인 산림을 보호하고, 육성하기보다 공공의 이름으로 파괴하는 행위가 자행되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소나무 재선충병 수종전환 사업을 중단해 방제 사업을 재검토하고, 모두 베기를 한 지역에 올여름 집중 호우에 대비해 안전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적했다.14년째 창포산을 찾고 있는 박모씨(57)는 “창포산은 수령이 오래된 소나무가 빽빽이 들어서서 주민들이 맨발걷기 등 건강을 회복하기위해 등산로로 이용할 정도로 산림이 울창하다”며 “하지만 최근 수만평에 달하는 산에 식재돼있는 나무를 주민과 협의없이 통째로 없애버려 참담하다.”고 개탄했다.또 “이 산에서 도토리를 줍기도 했는데 값이 비싸고 멀쩡한 나무들이 그대로 잘려나간 것을 보니, 팔아먹기 위해 베어낸 것 같은 의심이 든다. 수종전환을 내세워 마구잡이 벌목작업을 강행한 나머지 시민들의 휴식공간이 온데 간데 없이 하루 아침에 사라졌다”고 말했다.포항시에 따르면 창포숲 양덕동 산 2XX 등 8곳은 수종전환사업 지역으로 지정돼 지난달 30일 벌목작업이 완료됐으며. 이곳의 활엽수 평균 비율은 20%에 달한다.하지만 벌목 현장에는 참나무 등 귀중한 활엽수를 찾아 보기 힘들정도로 잘려 나간 것으로 드러나 진상조사가 요구된다. 활엽수를 무분별하게 베어내어 영리를 취했다는 의혹과 관련 해명을 듣기 위해 A벌목업체에 수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포항시 관계자는 “수종전환사업 방침상 활엽수는 그대로 두고 소나무만 베어내야 한다”며 “감리업체가 지정돼 있어 수종 및 작업량 등을 설계대로 진행했는지 여부를 감독하고 있다.그러함에도 업체가 벌목지침을 어기고 진행한 곳이 있는지를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말했다.한편 소나무재선충병 수종 전환 사업은 최근 소나무재선충병 피해가 급증함에 따라 집단적으로 고사된 피해 극심 지역에 대해 소나무류를 베어내고, 병해충에 강한 소나무 이외 수종으로 조림하는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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