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박물관 뒤편 성황산에는 산책로 옆으로 오래된 고분이 줄지어 있다. 이름모를 주인공들의 무덤이 1000여 개가 분표하며 제일 하단에는 김유신장군의 아버지 김서현장군과 어머니 만명부인의 무덤인 부부총이 높이 솟아있다. 부부총 아래 옆 단면에는 장군의 여동생인 보희의 무덤으로 알려진 금조총이 자리하고 있다.  참고로 양산의 영축산에는 김유신장군의 할아버지 김무력장군의 무덤이 있으며 이들은 금관가야 마지막 왕인 구형왕의 직계 후손들이다. 금관가야의 수도인 김해와 근접한 양산에 가야무덤이 집단으로 있는 것은 아주 자연스럽다.  가야왕손출신으로 신라에 복무한 김무력장군을 비롯한 김서현장군 등의 무덤이 양산에 있다.필자는 지난 봄 인하대학교 고대강역사를 연구하는 허우범 박사 일행과 함께 장성규 양산문화진흥원장의 안내로 성황산 고분군을 답사했다. 필자는 산을 오르기 전 양산박물관에 들러 부부총에서 나온 금관 모조품과 금조총에서 출토된 금제 새다리 한쌍이 진열돼 있는 것을 봤다. 부부총과 금조총을 번갈아 보면서 김유신장군 가문의 내력을 생각해본다. 망국 가야왕손으로 신라에 귀의해 대장군이 돼 그곳에서 자신들의 존재감을 한없이 떨친 가문이다. 어쩌면 신라와 가야는 같은 뿌리로써 흩어졌다가 다시 통합했던 것이었을 것이라고 상상해본다. 필자는 야산인 성황산을 오르면서 고분의 잔해가 낭자함을 목도한다. 고대 채석장도 군데군데 보이며 산정까지 고분의 형태가 죽 이어진다. 뒤돌아서서 보면 양산시내가 한눈에 들어오고 멀리 능걸산과 양산천이 눈앞에 펼쳐진다. 능걸산에도 고분이 많이 남아있으며 아래부분에 진성여왕의 무덤이 전해온다고 한다. 또한 양산천은 징강(澄江)이라 부르기도 하며 삼국시대에는 황산강이라 불렀으며 낙동강의 동쪽에서 발원하는 지류이다. 발원지는 영축산으로서 오른쪽으로 천성산을 끼고 흐르면서 예부터 철광이 많이 산출됐다고 한다. 그로 인해 철광석이 녹아내려 누런빛갈의 물이 난다고 해서 황산강이라 불렀다 한다. 양산천 언저리에는 신라박제상이 징심헌(澄心軒)이라는 정자를 짓고 징심록을 저술했다. 징심록 가운데 한 권이 우리 고대사서인 부도지이다. 산 능선지점에 이르러 다시 3기의 대형 고분이 나타나고 정상부근 신기동산성이 있으며 둘레는 2.3km나 된다.  성은 토성이 아니라 석성이다. 가야고분이 있는 곳에는 어김없이 낙동강 지류가 있고 토성이 셋트로 있는 것이 상례지만 토성이 석성으로 변한 곳도 더러있다. 산성을 뒤로하고 반대방향으로 길을 잡고 내려가니 본격적으로 거대고분의 잔해가 나타났다.  성황산 고분의 형태는 함창이나 상주 예천과 다름없이 석실을 만들고 그 위에 덮개돌을 덮는 가야무덤의 전형적형식인 산정수혈식 또는 산정횡혈식이다. 어떤 무덤은 대여섯 사람이 함께 들어가서 사진촬영을 할 만큼 석실내부가 넓었다. 덮개판석이 반들반들하고 주황색의 화강암계통의 돌이 사용된 것도 있다. 양산시민들이 많이 애용하는 등산로인 것 같은데 길 옆에 그러한 고분이 파헤쳐진 채로 속살을 드러내고 있다.특히 양산은 김해 금관가야와도 가깝고 신라 서라벌과도 멀지않는 위치로 양국의 가교역할을 할만한 곳이었을 것이다. 함창 상주 등의 고분과 동일한 고분들이 조성된 것은 낙동강을 기반으로하는 동일문화공동체가 성립했음을 말해주고 있다. 이를 두고 낙동강 연안의 고령까지는 가야권이고 위쪽은 진한소국이나 신라계통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무지의 소치다. 동일문화지역으로 낙동강을 축으로 신라보다 훨씬 친연적인 세력이 공존했음을 말해준다. 고령을 기점으로 상하가 다른 문화권이라고 주장한 것은 이마니시 류, 쓰다 쏘기치 등 일제 식민사학자들이 만들어낸 허구 논리에 불과하다. 침략을 합리화하려는 임나일본부 이론을 만들기 위해서 억지로 세운 학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학계에서 식민사학자들의 사설을 그대로 따르는 것은 한심한 풍토라 아니할 수 없다. 이제 더 이상 좌고우면하지말고 가야사를 비롯한 우리 고대사를 확실히 정립해 국가정체성 확립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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