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전통적으로 민주당의 약세 지역인 대구·경북(TK)에서 지지 기반을 확대하기 위해 적극적인 유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자신의 고향이자 국민의힘의 본거지인 TK 지역이 무너진다면 전국 선거에서 순풍이 불 것이라는 계산 때문이다. 게다가 이 후보는 대선 승리만이 자신이 사법 리스크를 벗어나고 남은 인생을 꽃 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란 것을 알기에 이번 대선에 사력을 다할 수밖에 없다. 이미 공범들이 줄줄이 구속되는 상황에서 주범 의혹을 받는 본인은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어 보인다. 그는 최근 TK 지역에 바이오산업을 육성하고, 항공 및 철도 등 교통 인프라를 구축해 교통의 허브로 육성하겠다는 장밋빛 공약을 쏟아냈다. 대구·구미·포항은 글로벌 이차전지 공급망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하고, AI·로봇·수소 산업을 중심으로 한 첨단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9일엔 경주, 영천, 칠곡, 김천, 성주, 고령을 방문해 `경청투어`를 진행하며 지역 주민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반면 국민의힘은 대선 후보 등록 마감일인 11일이 되어서야 공식 후보를 확정했다. 당의 경선을 최종 통과한 김문수 당선자를 재신임한 것이다. 무소속 한덕수 후보를 대선 후보로 영입하려던 쌍권(권영세·권성동) 등 지도부의 계획은 당원의 반대로 수포로 돌아갔다.일각에서는 이를 ‘친윤 쿠테타의 실패’라고 주장하지만, 권영세 비대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는 실질적으로 친윤 인사는 아니다. 이들은 통일부 장관과 원내대표를 지냈지만, 윤석열 대통령을 일관되게 지지하거나 방어한 바는 없었다.윤 대통령이 가장 힘든 시기인 탄핵 정국 속, 구치소 수감 됐을 때도 당 대표와 지도부 자격이 아니라 개인 자격으로 찾아 얼굴만 비칠 뿐이었다. 당 차원의 강력한 저지만 있었어도 언론은 물론 수사기관·사법부가 일방적으로 몰아가지 못했을 것이다. 이번 대선은 아이러니하게도 민주당 열세 지역에서 출마한 민주당 대선 후보와 보수의 본산에서 출마한 국민의힘 후보 간의 대결이 됐다. 경북 안동이 고향이라는 이재명 후보와 경북 경산을 고향으로 둔 김문수 후보 간의 맞장 승부다. 지역 대결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두 후보 모두 지역 기반이 정치를 해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출향 인사로서, 경기도지사까지 오른 경력은 공통적이지만, 김문수 후보와 달리 이재명 후보는 현재 직무 관련 범죄 혐의로 수사 및 재판을 받고 있다. (총 12개 혐의, 5건의 재판 진행 중)경기도지사직 이후 야인으로 지냈던 김 후보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경사노위 위원장(2년), 노동부 장관(8개월)을 역임했다. 이 후보는 국회의원을 거쳐, 2022년 8월부터 현재까지 3년 가까이 거대 야당 대표직을 수행하고 있다.그러나 두 사람 모두 고향 지역에 대한 실질적 기여는 많지 않다는 평을 받는다. 특히 이재명 후보는 국회 예산 심의 및 확정 권한을 가진 제1야당 대표였음에도 불구하고, 대구·경북 지역 숙원사업에 대한 지원이 거의 없었다는 지적이 나온다.예를 들어, 안동의 의과대학 유치, 육군사관학교 유치, 포항의 영일만대교 건설, 연구 중심 의대 설립 등은 모두 민주당의 소극적 태도로 인해 진척되지 못했다. 특히, 경북 동해안의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주목받던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민주당 주도로 예산이 거의 전액 삭감되면서 추진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대선 공약(公約)이 헛된 공약(空約)에 머물지 않도록, 두 후보 모두 제대로 된 ‘지역 발전을 이끌 공약 수립’을 촉구한다. 대선 경선 이후 각 후보의 태도도 관심을 끌고 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당이 자신을 버렸다’며 쓴소리(쌍권총 등 지도부의 정계 은퇴 촉구) 후 미국으로 출국했고, 이철우 경북지사는 산불 피해 지역을 찾은 김문수 후보에게 다가가 단일화를 조언했다. 10일 새벽 국힘 당원으로 가입 후 당일 국힘 대선 후보 물망에 올랐던 한덕수 전 총리는 자신에 대한 당원 신임 투표 결과에 승복하고 대선 투표일까지 당원으로 역할을 다하는 것이 도리다. 홍 전 시장처럼 6·3 선거판을 무시하고 훌쩍 떠나버린다면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을 두고 볼 수 없었다”는 대선 출마 선언마저도 스스로 부인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11일 “우리의 싸움은 내부가 아니라, 자유를 위협하는 외부의 강력한 전체주의적 도전에 맞서는 체재 전쟁”이라며, “자유민주주의를 지향하는 김문수 후보 중심으로 모든 지지자들이 단결해 달라”고 메시지를 냈다. 대선을 이제 20여 일 남겨둔 시점에서, 국힘 당원들은 당 지도부의 ‘김문수 후보 교체 시도’를 거부하고 오히려 지도부 퇴진을 이끌어 냈다. 이는 대한민국 정당사에 유래가 없는 일로, 당원들이 규정과 원칙을 저버린 정치인들에게 몽둥이를 든 것이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원인이 된 야당의 폭거는 탄핵 이후 더 거칠게 진행되고 있다. 삼권분립마저 위태로운 상황이다. 이제 국민이 깨어나 투표를 통해 정의와 공의가 살아 있는 나라를 만들 때다.시시각각 급변하는 대한민국 현대사 드라마를 전 세계인이 지금 지켜보고 있다. 이번 인기 드라마가 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는 권선징악(勸善懲惡)으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모두가 주연 배우의 심정으로 “부정선거 논란 없는 본투표”에 대거 참여하자. 투표가 나라를 살리고, 후손의 미래를 결정짓는 열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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