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대선 후보 지지율 90% 가까이 얻은 이재명 대표와 달리 국민의힘의 대선 최종 후보 선출을 두고 내홍이 줄어들지 않는다. 이미 당내 대선 후보 선출은 끝났으나, 무소속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의 단일화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단일화는 보수진영 인사라면 반(反) 이재명 전선 형성을 위해 응당히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시기와 절차, 방법, 내용 등이다. 김문수 후보도 경선 기간 본인이 선제적으로 단일화를 약속한 만큼 “단일화를 거부할 의사는 전혀 없다”고 밝혔다. 지난 6일 영덕과 포항을 방문한 김 후보가 단일화를 조언한 이철우 지사에게 단일화 시점이 문제인 듯한 발언을 내놓은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문제는 국힘 지도부라고 할 수 있는 권영세 비대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의 태도가 문제다. 이들은 대선 후보 확정일인 지난 3일부터 당헌과 당규에 따른 당 대선 후보자에 대한 예우 없이 한 전 총리와 단일화만 종용해 왔다. 단일화를 이룬 후보가 참된 국힘 대선 후보이기에, 그에게 당무우선권 등 대선 후보 예우를 하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이에 반해 김문수 후보는 ‘당의 대선 후보로 선출된 만큼 당을 규합하고 역량을 최대한 발휘, 무소속 한 전 총리와 단일화를 이루는 것이 바람직하다’란 생각이다. 두 후보가 단일화를 이뤄야 하는 것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이기기 위한 고육책이다. 현재의 지지율로는 이 후보를 절대 이길 수 없다는 것도 잘 안다. 단일화를 이뤄야 붙어볼 만한 상대가 되고, 이길 가능성은 두 후보가 낼 시너지 효과만큼 높아갈 수 있다. 따라서 국힘 지도부는 단일화 전 두 후보가 역량을 최대한 발휘, 지지층 확보와 강력한 결집을 이뤄낼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하며 이를 바탕으로 단일화를 추진하도록 도와야 한다. 이와 달리 국힘 지도부는 당 대표 확정 당일부터 지금까지 김문수 후보에게 당내 후보사무실 등 어떠한 예우도 전혀 없이 오로지 단일화만을 요구, 불만을 샀다. 이러한 가운데 김문수 후보는 6~7일 계획된 영남권 순회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서울로 상경한 상태다. 이에 반해 한덕수 후보는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과 ‘개헌연대’, 그 외 민주당 인사들과 교류의 폭을 넓히는 등 활발한 정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단일화는 두 후보의 몫이다. 국힘 지도부가 나설 문제가 아니다. 조용히 이들과 함께해 개헌과 정책 조율, 권력 분배 등을 어찌할지를 차분히 협의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예우를 다해야 할 뿐이다. 이런 태도를 취해야 할 당 지도부가 무슨 일들을 벌렸는지 김문수 후보 입에서 “당이 정당한 후보인 나를 끌어 내리려 한다.” “이럴 거면 경선 왜 했나”란 불만이 쏟아져 나오게 만든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여의도연구원 모 인사가 대선 후보 교체 가능성까지 언급한 것은 당 대선 후보를 선출한 국민과 당원을 모독한 것이 된다. 당의 생사가 걸린 중요한 시점에 당의 분열을 자초하고 오명을 안긴 현 지도부에 대해 “이번 사태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마땅하다”란 목소리가 높아 간다. 심판이 중립을 상실하면 경기 결과에 승복하기도 어려운 법이다. 국가 중대사가 될 단일화가 후보 개인은 물론 국힘, 국민 모두의 축제가 될 수 있도록 공정·공평을 바탕으로 진행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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