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소멸 위기는 저출생과 인구 유출에 따른 인구 감소의 결과로 이는 단순한 수치의 문제가 아니다. 필수 서비스의 부재로 인한 삶의 질 저하와 지역 사회의 기능 약화로 이어지면서 구조적 위기를 맞게 되는 것이다.특히 의료 접근성은 주민들이 지역을 떠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조건 중 하나다. 이 점에서 병원의 연장 진료 확대 및 공공약국의 운영은 단순한 행정 조치가 아니라, 지역민의 건강권 보장과 정주 여건 조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그 중 산부인과와 소아청소년과는 가족 단위의 삶을 유지하는 데 있어 핵심 의료 분야다. 그러나 많은 중소도시와 농어촌 지역에서는 해당 진료과의 수익성 문제로 인해 의사 부족 등 정상적인 진료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이로 인해 임신, 출산, 육아라는 중요한 생애주기에 가족들이 장거리 이동을 감수하거나, 더 나아가 도시로 이주하는 결정을 내리게 된다. 반면, 야간·주말까지 진료 시간을 확대하고, 긴급 상황에 대응 가능한 체계를 갖춘다면 지역 내에서 충분히 아이를 낳고 기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이는 곧 지역의 인구 유출을 막고 정착을 유도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유인책이 될 수 있다.공공약국의 역시 의료 체계의 중요한 한 축이다. 민간 약국의 운영 시간은 자율적이며, 일부 지역은 아예 약국이 존재하지 않는 ‘약국 공백지대’도 존재한다. 이러한 상황은 특히 고령자나 만성질환자, 저소득층에게 치명적인 의료 취약 요인으로 작용한다. 공공약국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의약품의 안정적 제공과 동시에 건강 상담, 복약 지도, 예방 접종 등 다양한 1차 보건 서비스를 수행하고 있다.이러한 가운데 구미시가 산부인과와 소아청소년과의 연장 진료 확대, 공공심야약국 운영을 도입, 지역민의 건강권 보장과 정주 여건 개선에 노력하고 있다. 구미시가 지난 1월 도입해 추진 중인 연장 진료에는 4개 병원이 참여하고 있다. 평일은 오후 8시까지, 일요일과 공휴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운영 중이다. 지난 3월 4일부터 도입된 공공심야약국은 5곳이 지정돼 운영되는 가운데 지정 요일에 한해 오후 8~11시까지 운영된다. 이러한 구미형 연장진료는 3개월 간 8755명 이용, 공공심야약국도 371명이 다녀가는 등 시민들의 호응 속 상당한 성과들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더해 이용객 중에는 구미 이외에도 김천, 칠곡, 군위, 성주 등 인근 지역민이 22.8%를 차지, 지역 견인 효과까지 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미시 주도 연장 진료는 단순한 편의 제공을 넘어 임신, 출산, 육아 과정에서 의료 접근성 보장을 의미한다. 이는 젊은 세대가 지역에 머물 수 있는 환경으로 이어져, 출산율 제고는 물론, 또 다른 청년층 유입, 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는 중요한 연결 고리가 된다.지역에서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것은 물론 노후까지 준비할 수 있어야, 지역을 온전한 삶의 기반으로 여길 수 있다. 구미시의 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 연장 진료 확대와 공공약국 운영은 단순한 편의 정책이 아니다. 이것은 지역민의 삶을 지키는 가장 기본적이고도 시급한 책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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