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이태헌기자] 코로나 이후 여타 문화산업들과는 달리 유일하게 매출액을 회복하지 못해 산업붕괴 위기에 놓인 영화계를 지원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승수 의원(국민의힘, 대구북구을)이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극장을 중심으로 한 영화 산업이 여전히 심각한 침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승수 의원은 관광산업 등 대부분의 문화 산업은 2024년 기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대부분 회복했으나, 같은 기간 박스오피스 극장 매출(광고수익 미포함) 회복 수준은 2019년 대비 2024년 53.3% 수준에 불과했고, 세계 주요국 중 회복률 최하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2019년 대비 2024년 세계 주요 국가 박스오피스 극장 매출에서 중국(96.8%), 일본(90.6%) 등 주요국들은 70% 이상의 회복세를 보인데 비해 한국만 절반 가량(53.3%)의 회복률을 보였고, 극장 광고 매출까지 포함한 전체 시장 규모도 전년 대비 5.5%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국내 OTT 시장은 전년 대비 11.0% 성장하며 대조를 보였다.
뿐만 아니라 영화 산업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극장의 관객 수는 2019년 대비 절반가량으로 줄어들었고, 광고 수익을 포함한 전체 매출액 역시 60% 수준에 머무르며 업계 전반의 경영환경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한편, 극장 기반 매출이 축소되면서 영화 제작사들의 수익성도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개봉한 상업영화(순제작비 30억원 이상) 37편 중 단 10편만이 손익분기점을 넘겼으며, 2020년부터 개봉한 상업영화 중 100만 관객을 넘긴 영화수는 매년 40%에 불과했다. 코로나가 정점에 달했던 2021년에는 전체 상업영화 개봉건수 17건 중 단 4건만이 100만 관객을 넘겼던 것으로 밝혀졌다.
2024년 수익률은 –16.4%로, 2019년에 비해 25% 이상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으며, 투자와 제작도 위축돼 ‘수익성 악화→투자위축→콘텐츠의 질 하락→제작비 감소→개봉편수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올드보이’, ‘헤어질 결심’, ‘기생충’ 등 우수한 영화로 칸 영화제에 초청받아 대한민국의 영화산업의 위상을 세계에 알렸던 한국 영화는 올해 칸 국제영화제에 단 한 편도 초청받지 못했는데, 이는 1999년 이후 26년 만이다.
김승수 의원은 “한국 영화는 오랜 시간 세계무대에서 문화강국 대한민국의 얼굴이 되어왔다”며 “지금 이 위기를 넘기지 못한다면 그간의 공든탑이 하루아침에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영화산업은 한 나라의 총체적 문화역량을 나타내는 핵심 콘텐츠산업”이라며 “한국 영화산업의 회복과 재도약을 위해 국가 차원의 선제적 투자와 보호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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