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도 없는 사회가 됐다. 사기꾼들이 판을 치는 세상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동안 보이스피싱 범죄가 기승을 부리더니 최근에는 ‘노쇼’를 응용한 사기범죄에 당하는 이들이 늘어가고 있다. 모두가 서민을 혼란에 빠뜨려 돈을 가로채는 수법이다. 보이스피싱은 인터넷과 모바일 통신 기술이 급격히 발전하기 시작한 2000년대 초반 처음 등장했다. 처음에는 단순한 전화 사기가 주를 이루다가 점차 정교하고 다양한 수법으로 발전해 갔다. 초기에는 주로 고령자를 대상으로 유무선 전화를 사용, ‘상품권 당첨’, ‘가족 납치 협박’ 등의 허위정보를 전달해 돈을 요구했다. 휴대폰 사용이 늘어나고 인터넷뱅킹이 시작되면서 금융기관과 경찰, 검찰을 사칭, 계좌번호를 요구하거나 보안카드 정보를 탈취해 갔다. 스마트폰 대중화가 이뤄지자 가족 사칭 카톡과 문자, 악성앱 유포, 무담보 저리대출 등으로 접근해 돈을 갈취해 갔다. 문제는 보이스피싱에 남녀노소 국민이 지난 20여 년 동안 속수무책으로 당해도 여전히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해당 사안을 갖고 경찰서를 찾아도 사건의 전모를 듣고 안타까워만 할 뿐 서버가 국내가 아니라 잡기 어렵다는 답변을 듣고 돌아 나와야 한다.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지켜야 할 책임은 국가에 있다. 이를 담당해야 할 수사기관이 ‘못 잡는 것인지 안 잡는 것인지’라는 비아냥까지 들어서야 되겠는가. 국민의 불만은 높아만 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의 등을 치는 새로운 범죄 유형이 나타나 사회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일명 노쇼(No Show·예약부도)라 불리는 신용 불량에 더해 ‘대리결제’까지 요구, 결제비를 가로채는 수법을 사용하고 있다.노쇼는 단순한 무책임을 넘어 명백한 악의적 의도를 가진 파렴치한 행위로 범죄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1인 자영업자가 늘어갈 정도로 경기침체가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을 기만, 재정적 손해를 끼치는 것은 생존은 물론 근로 의지까지 꺾는 중대 범죄라 아니할 수 없다. 문제는 노쇼에 신종 사기를 덧붙여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의 돈을 갈취한다는 점이다. 이들은 군부대·교도소 직원이라고 사칭, 상당한 양의 물품 주문과 함께 부득이한 이유를 들며 또 다른 물품에 대한 대리결제를 요구, 결제 비용을 갈취하는 수법을 사용하고 있다. 대량 주문에 놀라고 당황한 심리를 이용, 상당한 액수의 돈을 가로채는 것이다. 국민은 선거를 통해 국가 전반을 관리할 국정 지도자를 선출했고, 세금 납부를 통해 국가 운영이 이뤄질 수 있게 협력했다. 이러한 가운데 보이스피싱과 노쇼 사기가 만연한 세상이 되고 또한 피해 국민이 생업을 저버리고 범인 색출에 나서야 한다면 이는 올바른 사회라고 할 수 없다.경북 도내에서만 지난해 4월부터 최근까지 17개 경찰서에 접수된 노쇼 범죄가 62건에 달한다. 모바일과 인터넷, AI 등이 더욱 발전할수록 신종 사기범죄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범죄자는 활개를 치고 국민은 죄 없이 수년 ~ 수십년 더 수탈의 대상이 되는 것을 두고만 볼 순 없다.
서민의 삶의 붕괴는 물론 사회 불신과 갈등까지 조장하는 이들 범죄에 정부와 수사기관이 집중 대응, 동종 또는 유사 범죄가 생겨나지 않도록 발본색원해야 한다. 이는 불신 풍조를 조장하는 반사회적 범죄이며, 점차 확산된다면 국가 붕괴까지 초래할 수 있는 반국가적 범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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