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경선 레이스가 본격화됐다. 지난 16일 예비후보자 8명 선발로 시작된 이번 경선은 이르면 오는 29일, 늦어도 다음 달 3일 전당대회를 통해 최종 후보를 가릴 전망이다.이번 경선이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대구·경북(TK) 출신 후보가 무려 3명이나 포진했다는 점이다. 경북 김천 출신의 이철우 경북도지사, 경남 창녕 출신이자 대구광역시장 출신인 홍준표 전 시장, 영천 출신의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장관이 그들이다. 근래 들어 이처럼 TK 출신 유력 정치인들이 대선 무대에 동시에 오른 일은 보기 드물다.그간 TK는 ‘보수의 종가집’이라 불려왔으나, 전국구 대선 후보로서 뚜렷한 인물을 배출하지 못한 데 아쉬움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그런 면에서 이번 경선은 TK의 정치적 위상을 회복할 기회이자, 지역민 자존심을 다시금 세울 중대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오는 23일에는 예비후보 8명 가운데 본선 토론에 진출할 4인이 결정된다. 현재 여론조사 기준으로 ‘3강 2약’ 구도가 형성된 가운데, TK 출신 후보들이 몇 명이나 본선 무대에 오를지 관심이 집중된다.이번 경선의 또 다른 흥미로운 지점은 조 추첨 결과다. A조에는 김문수, 안철수, 양향자, 유정복 후보가, B조에는 이철우, 나경원, 한동훈, 홍준표 후보가 배정됐다. 특히 B조는 법조인 출신 후보들이 몰려 있어, 정책보다는 공방과 신경전이 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나경원-한동훈 간의 갈등은 과거 공소 취소 문제로 이미 수면 위로 드러난 바 있고, 홍준표 후보 또한 한동훈 후보를 겨냥한 거친 발언으로 이목을 끌었다.이번 경선은 단순한 정권 재창출 경쟁을 넘어 체제 간의 전쟁이라 할 수 있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지키려는 세력과, 연방제나 국가 주도 경제로의 이행을 주장하는 세력 간의 본질적 충돌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 탄핵 논란을 둘러싼 입장 차가 선명한 가운데, 이철우·김문수·홍준표·나경원 후보는 반탄(反彈) 진영, 안철수·한동훈 후보는 찬탄(贊彈) 진영으로 분류된다.대통령 지지율이 요동치는 와중에도 TK 보수 민심은 강하게 결집해 왔다. 실제로 대구 동대구역 광장 집회에서 이철우 지사가 애국가를 제창하며 민심과 호흡하는 모습은 상징적이었다. ‘애국가 크게 부르기 챌린지’까지 번지며 TK 유권자들의 관심과 기대를 방증하고 있다.우리 민족은 유사 이래 급격한 변화를 경계해 왔으며,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정신 아래 보수와 개혁의 균형을 추구해 왔다. 이번 대선이 바로 그 정신을 실현할 시험대가 될 것이다.대구·경북은 단순한 지역이 아니다. 보수의 뿌리이자 대한민국 정치의 균형추로서 이번 대선 국면에서 더욱 분명한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 보수의 본산이라 불리는 TK가 대선 후보 선출 과정에서도 중심을 잡아 줄 때, 국민의힘은 물론 대한민국 정치에도 건전한 균형과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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