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유력 주자들이 출마를 공식 선언하며, 제21대 대통령 선거전의 본격적인 막이 올랐다.이번 대선의 특이점 중 하나는 여야 주요 후보 모두 TK(대구·경북) 지역 출신이라는 점이다. 김문수 전 장관은 경북 영천, 이재명 전 대표는 경북 안동, 이철우 지사는 김천, 홍준표 시장은 창녕(대구) 출신으로, TK지역이 한국 정치에서 지니는 상징성과 실질적 영향력을 다시금 부각시키고 있다. 국민의힘 경선에서 TK는 서울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선거인단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향후 이 지역의 표심이 대선 판도의 결정적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각 후보의 TK 지역 선거 유세도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김문수 전 장관은 9일 오전 국민의힘에 입당하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김 전 장관은 “김문수가 이재명을 이긴다”며, “12가지 죄목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피고인 이재명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가진 것 없는 ‘깨끗한 손’ 김문수가 제격”이라고 강조했다. 출마 배경에 대해 그는 “탄핵 국면에서 많은 국민께서 지지와 격려를 보내주셨다”며 “얼마나 사람에 목이 마르셨으면 저에게까지 기대하실까 하는 안타까움에 가슴을 쳤고, 이제는 국민의 뜻을 받들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이날 김 전 장관은 국민의힘 권영세 비대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당직자들의 환영을 받으며 입당 원서를 제출했다.같은 날, 여야를 통틀어 최고 지지율을 기록 중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역시 대표직에서 사퇴하며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나섰다. 그는 10일 공식 출마 선언을 예고했다.이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100차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가 겪는 이 어려움도 국민의 위대한 DNA로 빠른 시간 내에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며, “저도 그 여정에 함께 하겠다"”고 말하며 사퇴를 선언했다.이철우 경북지사는 같은 날 구미 박정희 대통령 생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무너져가는 대한민국을 이대로 볼 수 없어 자유우파의 핵심인 경북 종손으로서 분연히 일어섰다”며 “새로운 박정희 정신으로 이 나라를 다시 일으키겠다”고 밝혔다.그는 박 전 대통령의 새마을운동, 고속도로 건설, 제철소, 원자력, 산림녹화 등의 업적을 현대화해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로 삼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홍준표 대구시장은 오는 11일 시장직 사퇴 후, 14일 공식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그는 이번 출마를 “30여 년 정치 인생의 마지막 사명으로 여기며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주요 공약으로는 ‘사형 집행 재개’, ‘헌법재판소 폐지’, ‘대통령실 청와대 환원’ 등을 제시했다.당내 경선을 앞둔 시점 이들 4명의 후보 중 김문수 장관과 이재명 대표, 홍준표 시장이 현직 사퇴 후 출마하는 것에 반해 이철우 지사는 김동연 경기지사처럼 직을 유지하면서 예비후보 경선에 임할 것으로 보인다.이재명 대표는 지금껏 친명계 중심의 ‘일극 체제’를 유지해 온 터라 당내 경선 통과는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국민의힘은 후보군이 15명 안팎에 이를 것으로 보여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이번 조기 대선은 지난 박근혜 대통령 탄핵 때와 외면적으로는 상당 부분 비슷한 양상을 보이나, 내부적으로는 전혀 다른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지난 2017년 박근혜 대통령 파면으로 ‘보수층 정치 기반이 완전히 붕괴 수준에 이르렀다’고 생각했으나, 실제 선거 결과 보수 측 대선후보들이 얻은 전체 투표수가 민주당 문재인 당선자보다 많았다. 결국 보수층 내에 파고든 패배의식 심화와 당내 분열이 실제 보수 패배의 원인이 된 것이다.그러나 현재 내부 상황은 그때와 완전히 다르다. 탄핵 인용 시까지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은 50%에 육박했고, 파면된 지금까지도 윤 대통령 복귀를 기대하는 청년층을 비롯한 지지층이 상당수에 이르기 때문이다.국민의힘이 민주당 후보를 꺾기 위해서는 경선 과정에서의 분열을 최소화하고, 보수 성향의 무소속 후보들까지 아우를 수 있는 통합형 리더를 대선 후보로 선출하는 것이 관건이다.남은 56일간의 대선 레이스, 분열과 갈등으로 낭비할 시간과 여유는 없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 제보하기
[메일] jebo@ksmnews.co.kr
[카카오톡] 경상매일신문 채널 검색, 채널 추가
유튜브에서 경상매일방송 채널을 구독해주세요!
댓글0
로그인후 이용가능합니다.
0 / 150자
등록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이름 *
비밀번호 *
비밀번호를 8자 이상 20자 이하로 입력하시고, 영문 문자와 숫자를 포함해야 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복구할 수 없습니다을 통해
삭제하시겠습니까?
비밀번호 *
  • 추천순
  • 최신순
  • 과거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