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빚이 얼마나 무서운지 IMF 때 겪어서 이미 잘 알고 있다. 국가부도에 이어 과도한 부채로 방만하게 경영하던 기업들이 줄도산하였고 그에 따라 많은 이들이 힘들었기 때문이다. 현명한 CEO의 기업은 강한 구조조정과 현금 유동성 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여 위기에서 탈출했지만 그러하지 못한 기업은 헐값에 매각되거나 해체되어 사라지고 말았으며 가계 역시도 혹독한 어려움에 빠졌다. 이런 뼈아픈 기억에도 불구하고 언제 어려움이 있었냐는 듯 한 우리 정부의 지나온 재정 운용 행태를 보노라면 억장이 무너진다. 이는 마치 각자의 돈을 내어서 운영하는 각종 모임의 회비 지출과도 같다. 분명히 자신들이 낸 돈임에도 불구하고 회비는 자기 돈이 아닌 양 흥청망청 지출하고자 하는 심리가 묘하게 작용하는 그것과 같기 때문이다. 더구나 같은 회비를 내었음에도 행사에 참석하지 못한 회원은 배려하지 않고 먼저 먹는 놈이 임자라고 어떻게든 회비를 빨리 털어먹고자 함과 다를 바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매년 6조 5,000억 달러에 달하는 정부 지출 중에 존재하는 방대한 낭비와 사기를 제거할 것이라고 하면서 2026년 7월 4일을 넘기지 않고 마무리할 것이라 했다. 2024년의 총지출이 6조 7,500억 달러가 됨에도 총수입은 4조 9,200억 달러에 불과하다. 한해의 재정적자가 무려 1조 8,300억 달러나 재정적자는 여전히 줄지 않고 오히려 이전 회계연도보다 1,380억 달러 증가한 것이다. 이와 같음이 35조 4,600억 달러라는 국가부채를 만들었다. 이에 정부효율부(DOGE) 수장인 일론 머스크는 공무원과 재정 낭비를 줄여서 연 예산의 2조 달러를 절감한다고 하였으며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성 장관 역시도 향후 5년간 국방 예산을 매년 8% 감축할 방안을 마련하라 하였다고 한다. 지금까지의 재정 지출이 확대되어만 왔음에도 중공의 군사력이 미국을 따라왔음을 생각하면 재정을 더 늘리지 않고 오히려 줄이고서도 군사력 차이를 벌리겠다고 하는 것은 현실적인 문제에서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가능하다고 하는 것은 지금까지의 재정 운용이 얼마나 방만하였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 하겠다. 우리도 재정 운용이 방만하기는 마찬가지이다. 2024년 말 기준의 국가부채가 약 1,200조 원임에도 이는 GDP 대비 50%에 불과하기에 아직은 OECD 평균인 90%와 일본의 260%, 미국의 120%, 유럽 국가들의 90~100%에 비하면 건전하다고 하면서 무사태평인 이들이 많다. 하지만 지자체와 기업, 금융, 개인 등의 부채를 종합적으로 볼 때 결코 안전하다고는 할 수 없다. 더하여 내국인은 물론이고 결코 지원해서는 안 될 외국인에게까지 다양한 복지 지출이 갈수록 확대되는 것을 생각하면 재정 악화의 가속화는 불을 보듯 뻔하다. 재정적자의 원인은 명확 단순하다. 재정수입보다도 재정 지출이 많기 때문이다. 재정 지출이 많은 원인도 마찬가지다. 금년도에 교부된 예산 중 일정 금액(통상 2%) 이상을 쓰지 않는 기관은 이듬해 예산을 삭감해서 준다고 하니 꼭 쓸 필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다 쓰려고 하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는 큰 사업을 각 기관에서 자체적으로 하고 싶어도 특별 예산을 신청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문제까지 이른다. 예산을 그해에 다 쓰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이듬해의 예산을 깎지 않고서 배부한다면 하고자 하는 사업의 규모가 비록 클지라도 예산을 아껴 모아서 자체적으로 할 수가 있다. 이는 결국 각 기관은 기관대로 재정 지출의 낭비 요소와 재정 지원 요인이 생기게 됨으로써 재정적자를 더욱 키우게 되는 것이다. 이는 가계의 1년 수입을 몽땅 소비로 지출하는 것과도 같으며, 앞으로 있을 일들에 대비하여 적금과 보험을 마땅히 들어야 함에도 이를 하지 않음은 물론, 빚이 이미 많음에도 갚으려 하지 않고 계속하여 빚을 더 당겨쓰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그러다 이자마저 감당할 수 없게 되면 결국은 파산하고 마는 것이다. 보통 직장인들이 하는 말 중 새겨들어야 할 것이 있다. 퇴직하기 전에는 반드시 모든 빚을 청산하라는 것이다. 안 그러면 퇴직 후의 줄어든 소득으로는 생활이 힘들다는 것이다. 나라 역시도 다르지 않다. 빚을 당겨쓰는 현세대는 좋을지언정 빚을 갚아야 하는 다음 세대는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저런 이유를 막론하고서 과도한 빚을 두고서도 줄이기는커녕 빚을 더 쓰는 것과 당해 세수를 모두 쓴다고 하는 지금까지의 국가 재정 운용 방식은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 잘 먹고 죽은 귀신이 때깔도 좋다고 하면서 흥청망청 쓰자고 하는 말은 미래 세대를 전혀 생각하지 않는 자들의 이기심이고 후안무치의 극치다. 과도한 공무원 채용과 복지비 지출로 재정난을 견디지 못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한 그리스, 역시 과도한 복지비 지출로 재정위기를 겪는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 국가, 한때는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고 하던 영국마저도 공무원을 감축한다는 소식이 들려옴은 우리에게 반면교사가 될 것이다. 한때는 1조 3,488억이었던 경상남도의 채무를 0원으로 만든 것과는 달리 우리의 공무원 증원, 그린스마트 스쿨, 작은 학교 통폐합 유보, 통폐합이 아닌 학교까지의 통학버스 지원, 무상 급식, 무상으로 돈 퍼주기, 정부의 일하지 않는 일자리 만들기, 외국인에게 과도한 혜택 제공, 멀쩡한 관공서 신축, 교통량을 고려하지 않은 선심성 도로와 공항 건설, 과도한 공짜 복지, 등등은 이미 IMF를 겪었음과 다른 나라의 같은 어려움을 보았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국가부채가 많은 채 재정 지출을 계속 늘려 간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돈 자랑이라기보다는 돈지랄이라고밖에 달리 표현할 것이 없다. 이도 저도 아니면 돈을 못 써서 죽은 귀신에 덮여 씐 게 틀림없다. 이제는 경기 활성화를 위한다는 허울뿐인 빛 좋은 개살구 같은 정책은 그만하고 긴축 재정으로 돌아서서 부채를 먼저 청산하여야 한다. 안 그러다간 또다시 디폴트를 선언해야 하는 불행이 다가올 것이다. 그러면 때는 이미 늦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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