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이 멸종하면 인류도 사라진다.’ 이는 꿀벌이 주변 환경에 매우 민감한 곤충이므로, 꿀벌의 멸종은 인간이 살아가는 환경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음을 의미한다.이미 몇 년 전부터 기후위기로 인해 꿀벌의 집단 폐사가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에서 발생하고 있다. 온난화 등의 기후변화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꿀벌이 사라지면 꿀벌을 통해 수정되어 열매를 맺는 농작물의 생산량이 감소하고 연쇄적인 생태계 교란과 심각한 식량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결국, 꿀벌의 멸종은 인류 생존에도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이에 유엔(UN)은 2017년부터 매년 5월 20일을 ‘세계 꿀벌의 날(World Bee Day)’ 로 지정해 꿀벌 보존의 중요성을 전 세계에 알리고 있다. 우리 정부 또한 ‘양봉산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을 시행하며 다양한 꿀벌 피해 대책을 수립하고 있다.그러나 양봉농가들이 정부에 가장 기대하는 것은 직접적인 지원보다도, 국토의 70%를 차지하는 산림에 ‘꿀샘식물(밀원수, 蜜源樹)’을 대규모로 식재하는 국가 차원의 정책 확대다.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매년 의무적으로 나무를 심고 있으나, 현재는 산림녹화와 목재 생산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에 양봉농가들은 “단순히 목재 생산뿐만 아니라 꿀과 꽃가루까지 제공하는 꿀샘식물을 적극적으로 식재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꿀벌은 전 세계 100대 주요 농산물 중 71종의 꽃가루를 전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그러나 최근 3년간 국내에서 427억 마리의 꿀벌이 실종 되었으며, 이는 식량 생산 감소와 생태계 위협으로 이어지고 있다.꿀벌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먹이 부족이다. 따라서 꿀샘식물로 숲을 조성하면 꿀벌 건강성 회복, 생태계 보전, 안정적인 식량 생산, 양봉농가 소득 증대 등의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꿀샘식물은 꿀벌이 꿀과 꽃가루를 채취할 수 있는 나무와 풀을 의미하며, 양봉농가의 소득은 꿀샘식물의 안정적인 확보와 직결된다. 현재 우리나라는 매년 7조원 상당의 목재를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다. 하지만 적절한 꿀샘식물을 조성하면 양질의 고급 목재 생산뿐만 아니라 꿀 생산, 산림녹화, 생태계 보호까지 동시에 실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동유럽 일부 국가는 ‘피나무’를 국토 전반에 광범위하게 식재, 유럽 시장에 고급 목재와 대량의 꿀을 공급하고 있다. 피나무 목재는 휘어짐과 갈라짐이 없어 고급 악기, 공예품, 바둑판 등의 재료로 사용되며, 벌꿀 생산량도 1헥타르당 95kg으로, 아까시나무(38kg)의 2배 이상이다.우리나라에서 많은 양의 꿀과 목재를 동시에 생산할 수 있는 꿀샘식물로는 피나무 외에도 헛개나무(180kg), 쉬나무(400kg), 목백합나무 등이 있다. 지난 21일, 국립농업과학원(농촌진흥청), 농림축산검역본부(농림축산식품부), 국립생물자원관(환경부), 국립산림과학원(산림청), 국립기상과학원(기상청) 을 비롯한 여러 기관과 단체들이 대한민국 양봉산업의 발상지인 칠곡군을 방문해 양봉산업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국립산림과학원의 후원으로 진행된 이번 사업은 지역 양봉농가가 다양한 꿀샘식물을 조성할 수 있도록 마련했다.이들은 칠곡 ‘꿀벌나라 테마공원’에서 헛개나무꿀 생산 장려 및 양봉산업의 가치 확산을 위해 꿀샘식물 400여 그루를 심었다. 6월에 꽃이 피는 헛개나무는 벌꿀, 열매, 가지는 약재로도 이용되는 나무다. 칠곡군은 헛개나무 단지를 조성, 헛개나무꿀 생산을 장려하고 헛개나무꿀을 칠곡군 대표 특산물로 육성할 계획이다.현재 우리나라는 기후변화로 인해 기상 이변, 산불, 국지성 폭우, 산사태 등 자연재해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한 조림은 물론, 재선충·산불·산사태 피해지역 복원을 위해서도 나무심기는 계속돼야 한다.따라서 향후 조림 정책은 단순한 산림녹화 차원에서 벗어나 꿀샘식물을 우선적으로 선정하는 등 국토밀원화(國土蜜源化) 효과까지 달성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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