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안종규기자]청년층 고용 한파가 장기화 하는 가운데 `쉬었음` 청년의 쉬는 기간이 평균 22.7개월에 달하고, `쉬었음` 청년의 77.2%가 이 기간을 불안하게 인식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한국고용정보원은 11일 서울 중구 직업능력심사평가원에서 2025년도 청년고용 포럼 1차 회의를 개최하고, 1년 이상 `쉬었음` 경험이 있는 3189명 청년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조사 결과 `장기 쉬었음` 청년 중 근로소득 경험이 있는 청년은 87.7%였으며 수도권 대학이나 지방대 졸업생 간 쉬었음 비율엔 큰 차이가 없었다.이들의 마지막 일자리로는 제조업(14%)·숙박음식업(12.1%)의 소기업·소상공인이 42.2%로 가장 많았다.특히 쉬었음 청년들은 △일 경험이 없을수록 △미취업 기간이 길수록 △과거 일자리가 저임금·저숙련·불안정할수록 `쉬었음` 상태로 남아 있는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쉬었음을 선택한 사유로는 △적합한 일자리 부족(38.1%) △교육·자기계발(35.0%)이 가장 많았으나 △번아웃(27.7%) △심리적·정신적 문제(25.0%) 등을 꼽았다.반면 미래에 대한 질문에는 긍정적인 응답이 많았다. 청년 84.6%는 `삶에서 일이 중요하다`고 답했고, 57.3%는 `향후 더 좋은 일자리로 이직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들은 취업에 필요한 정부 지원으로 생활비 지원보다 직업교육·훈련과 취업 알선·정보제공이 더 중요하다고 꼽았다.이날 노동연구원은 수도권과 지역 간 청년 일자리 격차가 `쉬었음` 증가로 연결되는 문제를 제기했다. 2010년대 일자리 분포 변화를 분석한 결과, 2018년을 기점으로 청년 취업자의 수도권 집중 현상이 심화했는데, 이는 경남 조선업 등 비수도권 제조업 침체와 수도권 지식기반산업 부상의 영향이었다고 지적했다.이후 청년들이 수도권 지식기반 산업과 대면 서비스업으로 집중되면서, 최근에는 이 부문에 취업했던 청년을 중심으로 `쉬었음` 청년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고 분석했다.회의에서 위원들은 청년들이 일하는 중 겪는 심리적 문제로 `쉬었음` 상태에 빠지거나, `쉬었음` 과정에서 경험하는 불안이 고립·은둔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청년 대상 심리상담 지원을 확대하고, 초기 쉬었음 단계에 조기 개입해 장기화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이정한 고용정보원 고용정책실장은 "청년들이 좁은 취업문 앞에서 좌절하거나, 취업 후에도 자신이 원하는 일자리가 아니었다고 방황하는 상황이 `쉬었음`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본다"면서 "정부는 졸업한 청년들이 `쉬었음` 상태로 빠지지 않도록, 올해 졸업 후 4개월 이내 조기 개입해 취업을 지원하는 `한국판 청년 취업지원 보장제`를 시작했으며, 또 전국 100여개 고용센터에서 제공하는 심리상담 프로그램도 대폭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