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관리위원회의 고유 업무인 선거 관리에 대해 국민의 절반 가까이가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한 것으로 나타났다.미디어디펜스가 지난 1월 31일, 2월 1일 여론조사 기관 공정에 의뢰해,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3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신뢰는 49.7%, 불신은 47.1%로 나타났다.이 조사 결과가 충격적인 이유는, 조사 대상이 검찰·국정원·감사원 수(조)사를 거부한 자칭 헌법기관이자, 민주주의의 꽃이라 불리는 선거를 주 업무로 하는 국가기관인 선관위에 대한 국민 신뢰도 조사였기 때문이다. 선관위는 국민참정권 행사를 보조하는 공무원 집단으로, 4~5년에 한 번씩 핵심 업무가 주어질 정도로 업무 리스크가 적고, 승진이 빨라 공무원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장으로 알려져 있다.노태악 선관위원장은 지난 5일 선관위에서 발생한 지속적이고 조직적인 채용 비리에 대해 "통렬한 반성과 함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국민 여러분이 만족할 때까지 제도 개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이에 대해 6일 개혁신당 천하람 대표는 "선관위가 2년 전의 부정 채용 비리에 대해 관련자를 직무에서 배제했다고 하더니, 논란이 잦아들자 슬그머니 직무에 복귀시켰다. 재발 방지책 역시 기존 방안을 재탕한 수준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같은 날 "썩을 대로 썩어버린 선관위를 이대로 두어서는 안 된다"며, "허술한 채용 절차 속에서 청탁과 특혜가 노골적으로 이루어져 불공정하고 편파적인 채용의 막장드라마가 펼쳐졌다"고 비판했다.2년 전인 2023년 5월 채용비리와 관련해 노태악 선관위원장은 "국민께 심려를 끼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어, 국민이 만족할 때까지 철저한 자기반성과 근본적인 제도 개선을 이뤄내겠다"고 밝힌 바 있다.그러나 선관위의 자녀·친인척 채용 비리는 2년 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이 없으며, 노 선관위원장의 "국민이 만족할 때까지 개선하겠다"는 사과 발언조차 조금도 달라진 것이 없다. 노 선관위원장에 대한 사퇴 촉구와 관련해서도 그때와 동일한 반응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노 위원장이 말한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며, 선관위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면 민주주의도 흔들린다. 선관위에 대한 믿음은 공정과 중립에서 나온다"는 말은 맞다. 그러나 선관위 스스로가 공정을 훼손하고 민주주의를 흔드는 주체가 된다면, 국민은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혹이나 이번 탄핵 사태로 조기 대선이 치러진다면, 전혀 쇄신이 이뤄지지 않은 선관위를 통해 나온 결과를 믿을 수 있겠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려는 국민의 고심은 깊어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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